[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페이스북의 사진 중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24시간 후 사라지는 게시물인 '스토리' 수가 50% 이상 성장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에 힘입어 플랫폼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인스타그램은 7일 서울시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스타그램의 국내 서비스 현황을 공개했다. 회사가 지난해 말 국내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 60% 이상이 인스타그램을 브랜드와의 소통 창구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85%는 인스타그램에서 제품·서비스를 검색하고 35%는 해당 제품·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미디어 총괄 부사장은 "한국에서만 스토리 게시물 수가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며 "인스타그램에서 브랜드를 발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쇼핑으로 이어지도록, 이용자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미디어 총괄 부사장이 7일 서울시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스타그램의 비즈니스 플랫폼 전략을 설명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은 쇼핑 기능 강화를 위해 '인앱 결제'를 미국에서 시작했다. 지난 3월 앱 안에서 결제를 지원하는 '체크아웃' 기능을 도입했다. 미국 일부 브랜드를 대상으로 이 기능을 적용했고, 서비스 지역과 적용 브랜드를 넓혀갈 계획이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인앱 결제 기능을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순차 도입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발견하고 구매하는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의 국내 쇼핑 서비스 강화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5월 '쇼핑태그' 기능을 국내에도 적용했다. 쇼핑태그는 비즈니스 계정을 활용 중인 사업자가 사진 속 상품을 태그해 해당 쇼핑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국내 이용자의 63%는 인스타그램에 연계된 브랜드 웹사이트·앱을 방문할 정도로 인스타그램을 통한 브랜드 접속을 활발히 이용 중이다. 쇼핑태그 기능이 미국 적용 이후 불과 한달 만에 국내에 도입한 점을 미뤄봤을 때 체크아웃 기능의 국내 도입도 멀지 않을 전망이다.
인스타그램이 유명인·크리에이터의 게시물을 통해 국내 쇼핑 플랫폼으로 부상하며 플랫폼 회사의 책임 부담 필요성도 커지는 중이다. 최근 80만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임지현 '임블리'가 판매한 호박죽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유기농 수제쿠키로 인기를 끈 '미미쿠키'가 대형마트 제품을 유기농으로 속여 판 사례도 발견됐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공개한 지난 4년간 SNS 마켓 피해 사례는 3300건을 넘어섰다. 이 의원은 "SNS 거래가 증가하며 이에 따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며 "SNS를 통한 개인 간 거래도 일정 규모 이상의 판매실적이 있으면 관리·감독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스타그램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비즈니스 계정 이용자의 '커머스 가이드라인' 준수를 강조했다. 아울러 3만명의 콘텐츠 관리 인력으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브랜드·유명인 콘텐츠의 인스타그램 활용은 오래되지 않았다"며 "이용자의 부정적 경험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 이용자 경험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서울시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인스타그램 기자간담회.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