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게임업계에 PC·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를 약속했다. 아울러 게임 모태펀드 규모를 오는 2023년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모 식당에서 게임사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그는 "자유롭게 의사결정할 자유가 있는 성인에게 게임 결제한도를 묶는 것은 낙후적 발상"이라며 "빠르게 조치를 취해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까지 월 결제한도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PC·온라인게임 결제한도는 게임업계 대표 규제 중 하나다. 현재 성인은 PC·온라인게임 결제를 월 50만원까지밖에 못 한다. 청소년의 경우에도 결제한도 7만원에 묶여 있다. 이 규제는 모바일 게임에 적용되지 않아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역차별 사례로 꼽힌다. 아울러 성인의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지적도 있다. 박 장관이 이날 이러한 규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기한까지 못 박은 만큼 늦어도 올 상반기 중 결제한도 규제는 철폐될 전망이다.
중소 개발사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도 공개했다. 한국모태펀드 문화계정 게임부문 자금을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올해 조성된 게임 모태펀드 규모는 300억원 수준이다. 박 장관은 "신생 게임업체가 발전하기 위한 창작·제작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며 "올해 3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3~4년 이내에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신생 게임사를 투자·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의 게임업계 방문은 지난달 부임 후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가상현실(VR) 게임 개발사 리얼리티매직을 찾아 VR게임을 시현한 후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박 장관에게 국내 게임 규제 철폐의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간담회에는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위메이드 등 국내 대표 게임사 수장들을 비롯해 게임 관련 협·단체장들이 참석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이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놀랐다"며 "국내 규제 철폐뿐 아니라 중소 개발사 육성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모 식당에서 열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게임업계 오찬간담회 참석자들. 사진 왼쪽부터 문지수 네오위즈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박 장관, 권영식 넷마블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