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이용객이 적고 수익성이 낮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지방공항이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확대로 활기를 찾고 있다.
13일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LCC들의 지방공항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8%였다.
특히 무안·원주·대구·청주국제공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무안공항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79.3% 증가한 581운항편 수를 기록했으며 공항 이용객은 119% 늘어난 7만2264명으로 집계됐다. 원주공항은 전년 동월 대비 55%, 대구는 25.6%. 청주는 22.1% 각각 운항편이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지방공항의 살림은 넉넉하지 않았다. 2018년 기준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지방공항 14곳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김포·김해·제주·대구공항 4곳뿐이다. 올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인 무안공항도 대표적인 적자 공항이었다.
2007년 문을 연 무안공항은 지난해 138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하며 최근 5년간 적자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밖에 여수공항은 135억원, 양양공항은 13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상대적으로 배후 인구가 많은 영남권 공항인 울산공항과 포항공항도 모두 100억원대 적자를 냈다.
무안공항에서 항공편 탑승 준비 중인 여행객들. 사진/한국공항공사 무안지사
하지만 LCC들이 올해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리면서 지방공항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인천공항이 포화 상태에 빠지면서 슬롯(1시간 동안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최대 편수)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특히 LCC 1위인 제주항공은 지방발 국제선 여객 비중이 20%를 돌파하며 지방공항 살리기 중심에 섰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제외한 김해, 제주, 무안, 대구, 청주 등 5개 공항에서 156만2800여명의 국제선 탑승객을 태웠다. 이는 전체 국제선 여객의 21.5% 수준이다. 지난 3월부터는 무안에서 출발하는 도쿄(나리타), 블라디보스토크, 마카오 등 3개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일 실시한 중국행 새 운수권 배분에서도 지방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노선이 추가되며 지방공항에 더욱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배분을 통해 △무안-장가계(제주항공) △청주-장가계(이스타) △무안-옌지(제주항공) △대구-장가계(티웨이) △대구-옌지(티웨이) 등 지방 출발 노선이 신설됐으며 △부산-장가계·옌지, △청주-하얼빈·옌지, △제주-시안 노선 운항횟수도 늘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천 출발 슬롯 확보가 어렵고 지방 출발 노선이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며 “해외여행 수요는 서울·경기권뿐 아니라 지방에도 있기에 LCC들의 지방공항 취항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