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오후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를 소환 조사하고 있다. 이번 소환은 압수수색 3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김 대표이사 사무실을 비롯해 정현호
삼성전자(005930) 사업지원TF 사장 및 고위임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이 지분을 갖고 있던 삼성바이오의 자산 규모가 분식회계로 부풀려졌고 이후 두 회사 합병 비율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업지원TF 지휘 아래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금융감독원 특별감리가 이뤄진 지난해 5월 전후 회사 서버를 교체한 뒤 이전 서버를 외부로 반출해 보관·훼손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고 함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를 상대로 증거인멸 행위에 관여했는지 또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인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7일 증거자료 은닉·폐기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양모 실장(상무급)과 이모 팀장(부장급)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 특별감리와 검찰 수사에 앞서 에피스 직원 업무용 컴퓨터와 휴대전화 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문제가 될 만한 파일을 삭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기존 회계 자료를 없애고 새로 만들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8일 직접 삼성바이오의 공용서버 은폐를 지시하고 에피스 현장을 찾아 직원들의 휴대전화 등을 검사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 사업지원TF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소속 서모 상무에 대해 증거인멸·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11일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피의자 및 관련자들의 수사에 대한 대응방식 및 경위에 비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두 임원에 대한 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검찰은 7일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공장 등에 검사·수사관 등을 보내 삼성바이오가 공장 바닥 마루를 뜯고 묻는 방식으로 은닉한 서버·노트북 등의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또 이날 회사 보안 실무책임자로 삼성바이오 회계 관련 문서와 임직원들의 컴퓨터를 폐기하거나 회사 서버를 뜯어 다른 곳에 숨긴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 대리 안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안씨는 다음 날 구속됐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지난 3월22일 오전 인천 연수구 IGC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