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조선업계가 LNG 수요 급증에 대비해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조선업계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는 반면, 중국이 한국을 따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 및 SPLASH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조선그룹 CSIC(중국선박중공집단) 산하 대련(Dalian)조선(DSIC)이 시험 프로젝트로 멤브레인(Membrane)형 LNG선 건조를 시작했다. DSIC는 최근 선박 건조 작업 중 첫 강재를 자르는 강재절단(Steel Cutting)식도 가졌다.
LNG선은 화물탱크가 갑판 아래에 들어가는 멤브레인형과 화물탱크를 선체에 탑재하는 모스(MOSS)형으로 나뉜다. DSIC가 건조하려는 멤브레인형 LNG선은 모스형에 비해 탱크 제작이 쉽고 건조비용이 저렴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DSIC는 LNG선을 건조해 인도한 경험이 전무하다. 중국 조선업계 최초로 LNG선을 건조한 조선사는 CSSC(중국선박공업집단) 산하의 후동중화조선(Hudong Zhonghua Shipbuilding)이다. 또 17만㎥급 이상의 대형 LNG선을 건조한 경험은 후동중화조선이 유일하다.
중국 DSIC가 실험 프로젝트로 LNG선 건조를 시작했다. 사진/DSIC 홈페이지
그만큼 LNG선은 높은 건조 능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선이다. 후동중화조선도 건조경험 및 기술력 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중국 선사 코스코(COSCO Shipping)와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Sinopec)이 공동으로 후동중화에 발주했던 LNG선은 인도후에도 잦은 고장으로 수리를 받아야 했다. 결국 인도된지 2년만에 운항이 중단돼 재수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물론 정상적으로 인도된 선박도 있다. 하지만 LNG선은 위험물질을 싣고 나르기 때문에 건조 기술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기술력을 전적으로 중요시하는 선주 입장에서 선박 결함으로 한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LNG선 건조경험이 없는 DSIC에게 LNG선 시장 집입장벽은 더욱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내 LNG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LNG선 발주 시장에 진입하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지난 10년간 지속적됐음에도 여전히 국내 조선업계와의 수주량 격차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해 동안 발주된 17만㎥급 이상 대형 LNG선은 15척이다. 이중 중국이 수주한 선박은 2척뿐이다. 그나마 이 2척도 CSSC 산하의 선박리스회사 CSSC Shipping Leasing이 발주한 물량으로 해외 선주로부터 수주한 선박은 전혀없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LNG선 발주시장에 진출하면 양국의 주력 시장이 겹치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한중간의 기술격차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국내 조선업계 기술력을 따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