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고 장자연씨에게 이른바 ‘장자연 사건’ 문건을 작성하게 한 전직 매니저가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이형주 판사는 공연기획사를 상대로 “스칼렛 요한슨을 광고모델로 계약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거짓말해 4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본질적으로, 스칼렛 요한슨과의 계약을 위해 이리저리 접촉은 했던 것으로는 인정되나, 계약내용과 금액을 이메일로 상호 합의함으로써 계약서를 쓰기만 하면 될 정도로 계약의 성사를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준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기획사에는 그러한 단계에 이른 것처럼 속이고 계약금을 받은 점에서 사기를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교섭은 메일로 이뤄졌고, 유씨에게 유리한 메일자료는 제출했으면서도 결정적인 파탄 사유는 통역인을 사용해 전화로만 통화했다. 메일에도 문구 없이 사진자료 파일만 첨부된 것으로 봐 자작극으로 의심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전반적으로 주장 자체가 수긍이 되지 않고 일관성도 없으며, 근거도 부족해 다툼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권고형 범위에서 피해 금액이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당시 회사 운영이 어려워 돌려막기 상황에서 우선 시급한 비용을 마련하고자 적극적으로 기망한 점 등이 주로 불리한 사정이 보인다”고 판시했다.
유씨는 2015년 한 공연기획사에 스칼렛 요한슨 섭외계약을 제시했고, 이후 계약이 확정됐다며 선급금 4억 1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7년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유씨는 스칼렛 요한슨 에이전시에 광고모델료로 150만 달러를 제시하였다가 거절당한 사실만 있을 뿐 광고모델계약에 관한 주요내용을 협의해 확정한 사실이 없었다”며 “선급금을 받더라도 스칼렛 요한슨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 회사의 운영비, 기존채무 변제금 등의 명목으로 사용할 것이었다”며 기소했다.
유씨는 1심에 불복해 항소했고 서울중앙지법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유씨는 2017년 한 스포엔터테인먼트 대표로 활동했고 앞서 2009년 장씨가 사망하기 일주일 전 장씨에게 소속사 대표였던 김종승씨에게 불이익 당한 내용을 문건으로 작성할 것을 요청한 인물이다. 유씨는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모욕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