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조선 빅3에게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기회가 찾아왔다. 수주가 현실화할 경우 그동안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시장 외에 발주 물량이 없어 형성된 수주 불균형 현상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빅3뿐 아니라 수주 물양이 부족한 중국도 눈독을 들이고 있어 양국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20일 노르웨이 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선사 에버그린(Evergreen)이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에버그린은 2020년 강제화되는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를 대응할 수 있도록 세정장치 스크러버도 장착할 방침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인도기한은 오는 2022년이며 발주 규모는 17억달러 상당으로 총 11척(옵션 2척 포함)이다.
현재 입찰 후보로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와 일본의 이마바리조선, 중국 후동중화조선, 양자강조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본 이마바리조선소는 에버그린이 원하는 인도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후보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 조선사들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컨테이너선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다. 빅3 모두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에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해운 시황 하락과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등이 컨테이너선 발주시장 부진 요인이다.
중국도 일감이 궁하긴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의 '국소국조'(중국산 제품은 중국 조선사가 건조한 배로 운반한다는 의미) 정책에 따라 자국 발주를 우선시하고 있으나 발주 물량 자체가 줄어들었다. 지난 5월에는 수주량이 8척에 그치면서 일감확보가 더욱 절실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수주전에 성공할 경우 지난 2018년 현대상선으로부터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이후로, 1년여만에 신조 수주에 성공하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감 확보를 위해 조선 빅3 모두 LNG선 외에 다른 선종에서도 신조 수주가 필요하다"면서 "에버그린이 그동안 일본 조선사에 신조 발주를 많이 해왔고 중국도 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경험이 있다. 다만 국내 조선사가 중국이나 일본보다 초대형 선박 건조 기술력에서 앞서는 만큼 신조 수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