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역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나 활력이 예전같지 않고, 대학은 좋은 교육 인프라를 갖고 있지만 학교 담장 밖을 넘기 힘들다. 그 사이에 낀 청년들은 열정을 가져 창업을 하고자 해도 어떻게 하는지도, 도움을 줄 곳도 마땅치 않다. 서울시 캠퍼스타운은 여기서 출발한다. 대학과 지역이 융합해 청년들을 키우고 나아가 청년들의 힘과 문화로 지역과 대학을 키우는 선순환구조를 만든다. 캠퍼스타운은 혁신창업 전진기지로 여기서 성장한 창업팀은 IPO(기업공개) 나아가 유니콘을 꿈꾼다. 캠퍼스타운에서 활동 중인 샛별들,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편집자주)
“깨끗할 것 같은 냉장고에도, 주방에도 세균이 많잖아요. 식중독도 걸리고요. 그래서 싸고 간편한 세균검사기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죠.”
1인기업인 송종화(39) 잭투바이오 대표는 지난해 8월부터 준비해 올 2월 사업자 등록을 한 늦깎이이자 새내기 창업가다. 학부 시절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과학수사학을 배우고 있는 송 대표는 바이오 분야 지인들과 대화하던 중 휴대용 세균검사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전공과 평소의 관심 덕분에 포렌식이나 미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높았고, 그의 도전의식은 그를 사업제안서와 계획서부터 쓰게 만들었다.
그의 아이디어를 괜찮게 보았는지 벌써부터 성균관대 캠퍼스타운의 도움을 받아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선정, 공공기술 기반 시장연계창업 탐색 지원사업 아이코어(I-Corps) 선정, 성균관대 SACC프로그램 선정, 성균관대학교 창업경진대회 대상 등의 성과를 이뤘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인정받아 세균검사기도 기술개발을 거쳐 이달 중 시제품 개발을 완료해, 검증단계를 거쳐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정은 물론, 업소나 제조업체 등에서도 세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정확한 세균 수는 시료를 채취해 연구실을 가야 절대적인 수치를 알 수 있다. 기존 휴대용 세균검사기를 사용하면 세균의 발광량을 측정해 세균의 번식 정도를 알 수 있다. 단, 기존 휴대용 제품들은 1대당 가격이 180만~300만원에 달하며 PC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반면에 잭투바이오는 자체 기술개발을 거쳐 무거운 PC 소프트웨어가 아닌 스마트폰 앱을 연동해 기기에 키트를 삽입하면 발광량을 앱으로 전송해 쉽게 확인 가능하다. 예상 가격도 30만~50만원 수준으로 훨씬 저렴하게 책정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1차적으로 정부·지자체 위생 관련 기관과 음식점·요식업을 목표 고객으로, 보급형 제품을 출시하면 각 가정과 어린이집에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창업 초기단계인만큼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창업 준비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행정적인 부분부터 회계·세금·법무 등 단순히 제품 개발을 떠나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았다. 다행히 성균관대 캠퍼스타운에서 종로구에 만든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에 들어가면서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 멘토 연결과 사무공간을 제공받아 큰 걱정을 덜었다.
특히, 나이 차이는 나더라도 많은 창업자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캠퍼스타운의 큰 장점이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비즈니스모델 구상, 시제품 제작, 제품 출시 등 다양한 단계의 창업자들과 함께 교육받고 토론하고 교류하며 서로 자극도 되고 정보 교환도 된다. 비록 다른 창업자보다 나이는 적지 않지만, 기술적인 강점을 갖춘다면 현실에서 벌어지는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송 대표 역시 모든 초기 스타트업의 가장 큰 위험요소인 데스 밸리(죽음의 계곡)을 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 3년 후 스타트업 100개 중 90곳이 사라지고 살아남는 곳은 10곳도 안 된다고 해 붙여진 별칭이다. 아이디어만으로 정부와 대학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송 대표는 죽음의 계곡을 넘을 수 있을까. 송 대표는 “저도 90%에 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주변 분들의 조언을 많이 들으며 실패 확률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제 이름으로 국가사업을 지원받은만큼 허투루 쓰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종화 잭투바이오 대표가 성균관대 캠퍼스타운인 서울 종로구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에서 휴대용 세균검사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