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얀센의 비만당뇨치료제 권리반환으로 인한 주가 급락으로 하루에만 시총 1조3000억원이 증발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일보다 11만3000원(27.26%) 떨어진 30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한미약품은 전일 장마감 후 얀센이 지난 2015년 기술이전 받은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권리를 반환했다고 공시했다. 이 계약 규모는 총 9억1500만달러(약 1조원)로, 이미 수령한 계약금 1억5000만달러(약 1230억원)는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얀센이 치료제의 권리를 반환한 이유는, 비만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지표인 체중감소 목표치엔 도달했지만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서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장 직후 한미약품 주가는 20%가량 하락했고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한때 29만9000원까지 하락,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875억원, 207억원의 한미약품 주식을 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074억원 사들였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015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가치를 차감하면서 줄줄이 목표주가를 내려잡고 있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한 곳도 나오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신약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재무부담이 큰 상황에서 기술수출과 같은 R&D결실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반면 낙폭 과대 시 매수를 권하는 조언도 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상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는 건 과매도 구간으로 판단된다"면서 "하반기 롤론티스(호중구감소증) 미국 FDA허가 재신청과 HM15211 미국 1상 종료에 따른 기술수출 등 다수의 R&D 모멘텀이 기대돼, 낙폭과대 시 매수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