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잇따른 기술이전 계약 취소로 원조 기술이전 명가 자존심을 구긴 한미약품이 하반기 R&D 성과를 통한 신뢰 회복을 노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9월 개최되는 유럽당뇨학회에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랩스 트리플어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 HM15211)'의 임상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미국당뇨병학회(ADA)를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한 HM15211은 하반기 기술수출 기대주로 꼽히는 파이프라인이다.
비알콜성지방간염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지방이 쌓여 간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심해지면 간섬유·간경변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국내사뿐만 아니라 다수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야다.
이달 초에는 유한양행이 전임상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을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HM15211의 경우 해당 후보물질에 비해 개발 단계가 앞서 있는 만큼 기술이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얀센에 기술 수출했던 당뇨·비만치료제(HM12525A)의 권리를 비롯해 3년 새 4개(올무티닙, 랩스인슐린115, TK억제제 등)의 주요 기술이전 파이프라인이 반환되며 주춤하고 있는 만큼 HM15211의 성과 중요도가 높아졌다.
증권업계 역시 연이은 기술수출 취소로 한미약품의 경쟁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 NASH치료제를 비롯한 주요 파이프라인의 성과에 따라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목표 주가 등은 하향조정했지만, 여전히 잠재력 있는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하반기 트리플어고니스트(NASH) 1b상, 지난해 FDA 혁신치료제 지정 불발된 포지오티닙, 오락솔 등의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있다"라며 "성공적인 발표 및 추가 기술 수출 등으로 R&D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사진/한미약품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