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부산 분양시장에서도 잔여세대 계약분을 주워담는 ‘줍줍’ 현상이 나타난다. 청약 제도 등이 까다로워지면서 부적격자가 다수 발생해 수요자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다만 이달 말부터 특별공급 대상자 등이 서류를 허위로 제출해 당첨이 취소된 세대에서 특별공급대상이나 무주택자에 한해 재공급 기회를 줘 줍줍 가능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e편한세상 시민공원’ 잔여세대를 계약하려는 방문객들이 모델하우스에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시민공원’은 지난 4일부터 사흘간 부적격, 계약포기 가구를 대상으로 잔여세대 추첨 신청을 받은 결과 2700여건이 몰렸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정당계약, 4일 예비당첨자 계약과 6일 잔여세대 계약을 거치면서 이 단지의 계약률은 9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완판이 눈앞이다.
이처럼 잔여세대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건 정부 규제 강화로 유주택자나 가점이 낮은 수요자가 청약 당첨에서 밀려나는 데다 청약제도가 까다로워지면서 부적격 당첨자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제까지 겹쳐 최근 분양에 나서는 단지는 잔여세대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산의 신규 분양 시장이 브랜드 단지 중심으로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수요자 관심이 집중돼 줍줍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달 말부터 줍줍의 문은 예전보다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공급 당첨자와 일반 공급 당첨자가 계약 체결 뒤 허위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등 불법이 확인돼 계약이 취소되면 해당 주택은 동일한 특별공급 자격자와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재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잔여세대 계약이 앞으로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자들이 그 전에 유망 단지를 받으려 하고 e편한세상 시민공원에도 관심이 몰렸다는 게 업계 평가다.
부산진구에 거주하는 김모씨(43세)는 “청약 가점이 낮아서 1순위에서 탈락하고 잔여세대 계약을 신청했다”라며 “인근 신규 분양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고 지하철 이용도 편리해서 신청했는데 계약까지 하게 돼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산 분양시장이 브랜드 대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알짜 입지는 공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실수요자들이 잔여세대 계약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