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프(JEEP)는 지난 4월 중형 SUV 체로키의 디젤 라인업인 ‘리미티드 2.2 AWD’와 ‘오버랜드 2.2 AWD’를 출시했다. 체로키는 국내 지프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모델이다. 서울 강서구 부근에서 전주시까지 약 450km 구간에서 지프 체로키 오버랜드를 몰면서 지프의 매력을 체험했다. 체로키는 기존에 시승했던 지프 ‘랭글러’와 느낌이 매우 달랐다.
랭글러에서 오프로드 차량, 군용트럭 등 투박하고 각진 이미지가 연상됐다면 체로키에서는 상대적으로 세련되면서도 곡선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지프 체로키 오버랜드 트림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 모델의 외관을 보니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이 단연 눈에 들어왔다. 또한 스티어링 휠 중앙 원형에 ‘Jeep’ 레터링을 통해 지프 차량에 탑승했다는 걸 실감했다. 차량의 후면부에서는 유선형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번호판을 리프트게이트 중앙에 부착했고 하단 양쪽에 후미등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차량 내부를 살펴봤을 때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대시보드, 에어벤트, 도어 핸들에 크롬 메탈 재질로 윤곽선을 그려 강렬한 이미지를 더했다. 중앙 콘솔에서 온도 조절 및 열선 및 통풍기능 선택, 라디오 청취, 내비게이션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었다.
시승 차량의 내부 모습. 센터페시아 등에서 크롬 디자인이 돋보인다.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 차량에는 2.2리터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195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성능을 보유했다. 복합연비는 가솔린 모델 대비 약 20% 향상된 11.1km/l다.
전주시에서 서울도 돌아올 때는 새벽 시간이었기 때문에 차량이 많지 않아 충분히 고속으로 달릴 수 있었다. 디젤 모델답게 정지 상태에서 힘있게 치고 나갔다. 가속 성능은 생각보다 뛰어나지 않았지만 시속 100km 이상 속도를 높였음에도 묵직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시승 코스에서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구간은 많지 않았지만 간혹 국도나 오르막길 코스에서 막힘 없이 운전할 수 있었다. 랭글러에 비해 서스펜션도 부드러워서 차량 충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간혹 안개가 껴서 시야가 불투명하기도 했지만 어댑티브 콘트롤을 활용해 앞차와의 차량 간격을 유지하는 등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지프 체로키에서는 오토, 스포츠 외에 스노우, 머드/샌드 등 설정도 선택할 수 있다. 사진/김재홍 기자
지프를 타기 전에 코너링은 다소 투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스티어링 휠이 가벼웠고, 구불구불한 구간에서 조작이 쉬웠다.
이번 디젤 모델에는 지프 셀렉-터레인(Jeep® Selec-Terrain®) 지형 설정 시스템이 적용돼 운전자는 기어 부근 다이얼을 통해 오토, 스노우, 스포츠, 샌드/머드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보통 운전자는 오토와 스포츠를 주로 사용할텐데 중간에 스노우 설정이 있어 오토에서 스포츠로 이동할 때 다이얼을 두 번이나 돌려야 하는 점은 불편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도 가속감에서 큰 차이점을 느끼지는 못했다. 차량의 소음은 시속 30km 부터 들렸다. 정숙성이 좋지 않았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시승 차량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활용해 카카오 내비를 구현한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체로키에는 Uconnect® 시스템이 탑재돼 운전자는 ‘안드로이드 오토’ 또는 ‘애플 카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 기자는 갤럭시노트8 유저여서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으로 카카오내비 앱을 구동하고 팟캐스트 방송을 청취했다.
차량 내장 내비는 불만족스러웠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구현되는 내비 화면은 고화질에 시인성이 좋았다. 게다가 방송 음질도 깔끔하고 선명해 스마트폰으로 들었을 때보다 만족감이 높았다. 간혹 기존에 시승하면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활용했을 때 끊김 현상이 발생하는 등 제대로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실행됐다.
시승 모델의 후면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주행 중 시승 모델의 안전 사양도 체험했다.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BSM)의 경우 다른 차량이 측면에서 감지됐을 때 사이드 미러에 경고등이 표시됐고 경고음도 울렸다. 차선이탈 방지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장치 작동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차선에서 벗어났다 이 때 차량이 원래의 차선으로 복귀했지만 차선의 중앙보다는 약간 쏠리는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시승 후 흔히 ‘지프’에서 연상되는 오프로드 위주의 강력함보다는 다소 세련되고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를 감안하면 무난한 성능을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체로키가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트렁크를 개방한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