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삼양동 옥탑방에서 생활한지 일 년이 지난 가운데 현재 삼양동은 모두 67개 사업을 진행하며 지역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해 7~8월 한 달간 낙후된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한 달간 생활하고 8월19일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들에게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당시 박원순 시장이 직접 현장을 살피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약속했던 사업들을 발전시켜 강북구와 삼양동에서 모두 67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28개 사업이 완료됐고, 12개 사업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현재 부지·건물 매입 후 설계 또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26개 사업은 타당성조사를 위한 연구·분석 단계에 있는 사업으로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주로 빈집, 공터, 버려진 공간과 자투리 공간 등을 시가 매입해서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공급하거나, 시 사업과 연계해서 지역에 맞는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박원순 시장이 살았던 솔샘로35길 주변 빈집과 공터는 시와 강북구가 매입하고, 공간을 합쳐 계단식 공원쉼터와 텃밭으로 변신 중이다.
양지마을 주민공동이용시설은 마을공방, 작은 도서관 등이 있는 기존 시설을 더 많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옆 건물을 매입해 시설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설계를 진행 중이다. 강북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수년 간 비어있던 삼양동의 폐목욕탕 부지를 매입하고 주변 건물과 연계해 조성하고자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박 시장이 방문해 주민들과 얘기 나눴던 오현숲마을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2층 건물이 있는 부지를 매입, 낡은 가정집을 재건축해 주민 커뮤니티 시설인 마을활력소로 건립한다. 인수봉숲길마을엔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방치됐던 빈집을 매입한 상태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축 또는 리모델링으로 조성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골목이 좁고 구릉지가 많은 강북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교통과 주차문제 완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도 추진 중이다. 민간과 협업해 나눔카 주차장소를 4곳에서 7곳으로 확대했고, 빈집이 밀집한 지역 부지 매입을 통한 공영주차장 복합개발도 내년 10월 완료한다. 노후화된 지하철 미아역은 내년 말까지 문화예술 테마역으로 다시 태어난다.
강북지역에 상대적으로 열악한 문화·여가 인프라와 청년지원시설 확충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마실길 전망마루’라는 이름의 카페·전망대가 10월 착공하고, 강북문화예술회관에는 내년 말 150~200석 규모의 소극장이 신설된다. 지역 청년들을 위한 청년활력공간 무중력지대 강북센터도 내년 상반기 개관하는 목표다.
북한산 등 강북지역의 자연경관 보존과 환경개선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개발제한구역과 국립공원 규제로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우이령마을을 북한산 경관과 어울리도록 정비하기 위한 우이령길 종합정비계획 연구를 서울연구원에서 진행 중이다. 복개된 빨래골의 복개구조물을 제거하고 자연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작지만 체감되는 조치들도 이뤄지고 있다. 당초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서 불편을 겪던 삼양동 일대 127세대 중 신청한 모든 세대(64세대)에 공급배관 공사를 완료했다. 또 2.5톤 청소차량 진입이 어려워 인력에 의존해 골목 청소를 해야 했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톤 소형 차량 2대를 투입 중이다.
박원순 시장은 “삼양동 한 달의 경험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강북 우선투자라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꾸는 계기”라며 “시간이 필요하지만 약속된 사업은 차질 없이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7월 강북구 삼양동에서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