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중국 화장품 시장 내 럭셔리군에서도 K뷰티 입지가 흔들린다. 승기를 잡은 J뷰티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피부과학, 첨단 디지털 융합,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등 아직은 가성비에 집중하고 있는 로컬 브랜드와의 차별화에 철저히 올인하고 있다.
29일 코트라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산하 티몰&타오바오의 기초화장품 매출 톱10에 이름을 올린 로컬 브랜드가 6개나 된다. 1위 홍콩 브랜드 LA PEU까지 합하면 7개다. K뷰티는 지난해 7월 LG생활건강의 궁중 화장품 ‘후’가 6위에 올랐으나 올해는 6, 7월 모두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6월은 '618쇼핑페스티벌' 행사로 매출이 월등하게 많은 달이라 순위에 오르지 못한 게 더욱 아쉬운 면이 있다.
반면 중국 로컬의 공세 속에도 J뷰티는 상위권을 지켰다. 일본 SK-Ⅱ가 6월 6위, 7월 7위에 올랐다. 지난해 7월 3위에선 떨어졌으나 순위변동에 이탈이 심했던 상황에서 선방했다.
지난 5월 일본은 한국을 제치고 중국 최대 화장품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한국은 2016년 프랑스를 추월한 이래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대 수입국이었으나 올해는 주춤하다. 지난 5월 일본이 미세한 차이로 한국을 추월했고 1월부터 6월까지 누계액 기준 J뷰티 수입이 K뷰티를 앞질렀다.
지난 618쇼핑페스티벌 당시 구매 동향을 보면, 해외 브랜드 판매 1위가 일본이었는데 시세이도와 SK-Ⅱ 등 화장품이 견인했다. 알리바바가 이번 행사의 특징으로 지방중소도시 소비자의 구매가 크게 늘었음을 지목했는데, 중국의 중산층이 사치품 선호 경향이 있고 그 중 명품에 비해 부담이 덜한 럭셔리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럭셔리 화장품이 니즈에 부합한다는 의미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색조화장품보다 스킨케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 분야에서 초고가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일본 화장품이 선택을 받고 있다. 일본 브랜드는 중국 내 신규 수요층을 흡수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현지 매장을 늘리고 알리바바와의 협업 등 온라인 플랫폼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는 일부러 중국 내 생산 거점을 철수하고 국내 생산을 통해 럭셔리 이미지를 관리했다”라며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시장에도 매장을 개설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 위상이 중국 새로운 소비층에 먹힌다는 점을 주목한다”라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마케팅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SK-Ⅱ의 경우 최근 AI를 활용한 피부 측정 기술, 미용 어드바이저 로봇 ‘Yumi' 등 최신 기술을 구사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스킨케어 분야 선도기업 이미지를 다지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