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점차 퇴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뇌손상이 심해지며 치료는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다
. 그러므로 퇴행이 진행되기 이전 초기에 빠르게 진단하고 빠르게 치료에 착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호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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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발달 평가 도구는 M-CHAT을 이용해도 18개월부터 가능하다. 그 이전에는 단일한 평가도구가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종합해 사용해도 대체로 돌 이후인 12개월이 넘어야만 진단이 가능하다. 그 역시도 능숙한 경험이 있는 의사만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에머리대학의 클린 교수는 그 이전 시기에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보고는 매우 흥미롭다. 앞선 칼럼에서 이야기한대로 클린 교수는 안구추적장치를 이용해 자폐증 아동의 눈맞춤 경향을 평가한 보고를 한 바 있다. 이 보고에 의하면 자폐 아동들은 신생아기 때는 오히려 정상아동보다 눈맞춤을 잘하다가 점차적으로 퇴행한다고 한다. 퇴행속도는 개별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생후 6개월경 정상 아동보다 눈맞춤 수준이 떨어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에 기초하여 눈맞춤으로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면 6개월 전후부터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이 가능하다고 이야기 한다. 클린 교수는 눈맞춤 처리능력이 저하되는 추세를 6개월경에 발견하여 조기치료 한다면 자폐의 발생과 진행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그의 말대로 6개월 전후에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이때 적절한 면역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의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클린 교수의 안구추적장치는 FDA 승인을 통과하지 못한 듯하다. 안구추적만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하기는 매우 어려움이 있기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가 추정한다. 그러나 필자는 돌 이전이라도 ‘6개월 전후에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는 클린 교수의 주장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안구추적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돌 이전 아동의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돌 이전 아동은 발달이 성숙해진 시기가 아니기에 단순 발달검사만으로는 자폐증 진행여부를 알기 어렵다. 늦은 퇴행의 아이가 있고 빠른 퇴행의 아이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아동이 보여주는 퇴행적 추세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생후 3개월, 6개월, 9개월 각각의 시기에 발달할 수준을 비교하여 눈맞춤, 옹알이. 사회적 미소. 낯가림 등의 사회성발달 추세가 퇴행하고 있다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해봐야 할 것이다.
돌 이전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진단하고 치료한 여러 케이스가 있다. 그런 케이스들은 모두 쌍둥이 아이들이었다.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세를 보이던 아이는 발달이 더 빠른 상태였으며 점차 발달이 늦어져서 다른 쌍둥이 아이보다 발달이 뒤처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상상태를 확인해 보니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진행되는 것을 조기에 발견힌 케이스들이었다. 발달비교가 가능한 쌍둥이였기에 퇴행추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다. 쌍둥이가 아니라도 아동의 3개월, 6개월, 9개월 단위의 발달추세를 비교할 수 있는 기록과 기억을 가지고 있는 부모라면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진행되는 것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