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을 호전시키는 특별한 감기 치료법> 칼럼 1편에서 항히스타민제 사용을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에 다룰 주제는 “열이 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하면 부모들은 심각한 질환이 될 것을 우려해 공포감을 갖는다. 그러므로 열 관리 어떻게 해야 할지 부모들은 명확한 대책을 가지기를 바란다.
자폐아동을 둔 부모들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것은 열이 난 후에 대부분 자폐증 아동의 자폐 증상이 좋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필자는 자폐증 아동들을 치료하면서 이런 경혐을 여러 차례 하였다. 무발화 중증자폐 아동이 감기로 고열에 시달릴 때 뚜렷한 발음으로 “엄마~!” 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 이후 여러 차례 유사한 사례를 관찰했다. 열감기로 고열을 앓고 난 이후에 감각방어가 사라진 아이들, 열감기 이후 눈맞춤이 더 뚜렷해진 아이, 신체 움직임이 부드러워진 아이 등 사례들도 다양하다.
이런 경험은 필자만의 경험이 아니었다. 최근 검색을 통해서 확인해 본 바로는 미국에서도 동일한 경험이 자폐증 아동을 둔 부모들의 보고가 기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폐와 발달>이라는 잡지에 1980년 즈음 보고된 사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폐 아동이 감기를 앓으면서 열이 나는데 더 똘똘해지고 발음이 더 정확해지면서 매우 정상적인 행동들을 보여주고 의사소통능력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보고는 열이 멈추자 다시 원래의 증상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나 필자가 관찰한 사례들은 현격한 호전 증세는 열이 내리면서 다시 돌아가지만 상당정도의 개선은 감기이후에도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감기로 열이 나는데 자폐 증세가 호전되는 것을 어떻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매우 간단하다. 여러 차례 이야기 했지만 자폐증은 선천적 장애가 아니라 면역 이상으로 악화되며 진행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면역력이 활성화되는 과정을 통해서 자폐증상은 현격하게 호전될 수 있다. 감기로 열이 나는 과정은 전신에 걸쳐서 면역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때 자폐의 원인 물질들이 제거되며 자폐가 호전되는 것이다.
이제 문제와 쟁점은 대단히 분명해졌다. 자폐증 아동이 감기로 열이 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강제로 열을 낮추게 해열제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열이 나는 상태에서 자연치료를 시도할 것인가?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은 치료적 효능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열제는 말 그대로 단순하게 열만 일시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감기를 치료하는 효능은 전혀 없다. 오히려 열이 낮춰지면 인체의 면역시스템의 활성을 떨어트리며 혼란만 발생시켜 감기의 호전을 지연시킨다. 결국 해열제는 열로 인해서 아이들이 받는 고통을 줄여주지만 열로 인해서 자폐증상이 호전될 찬스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이 과정을 의논할 적절한 주치의를 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은 부모는 38과 36 이라는 두 가지 숫자를 꼭 기억하라. 38은 체온을 의미한다. 38도 보다 낮은 열이라면 걱정하지 마라. 37.8도 정도의 미열상태는 면역계가 서서히 활성화되고 있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체온이다. 이정도의 열에서는 강제로 해열시키지 말고 지켜볼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38도가 넘어가면 염증이 진행되는 것으로 긴장하며 관찰을 시작해야 한다.
이제 36이라는 숫자를 기억해야 된다. 이 숫자는 38도가 넘는 열이 지속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38도가 넘는 체온이 일시적이고 잠깐이면 상관이 없다. 아동이 일시적으로 38도 넘는 열을 내는 경우는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우려할 만한 정도의 염증성 질환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36시간 이상 고열이 지속된다면 이는 조직의 실질적 염증이 진행되는 것으로 항생제를 사용해서라도 염증치료를 해야 할 시점이다. 이렇게 38과 36 두 가지 숫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열은 일 년에 한두 번 정도이다. 대부분의 열은 38도 이하이거나 아니면 대체로 36시간을 지속하지 않고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부모들에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감기가 오고 열이 난다면 아이의 면역력이 급 증가할 수 있고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이 호전될 수 있는 행운이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이다.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갑게 아이와 함께 자연치료를 하기를 항상 격려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