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내달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앞두고 서울의 청약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넘는 단지가 전보다 늘었고 세 자릿수에 육박한 곳도 있다. 공급 감소 우려가 나날이 커지자 신규 청약 단지를 선점하려는 발걸음이 잦아지는 양상이다. 규제가 시행돼 이 같은 흐름이 길어지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든다.
1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3분기에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 12곳 중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넘는 곳은 75%인 9곳으로 나타났다. 직전분기에는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넘는 단지가 12곳 중 7곳으로 58%를 차지했다.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단지별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기도 했다. 2분기에는 40~50대 1이나 50~6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단지가 없었으나 3분기에는 3개 단지가 40~50대 경쟁률을 기록했고 50~60대를 찍은 곳도 있었다. 지난달 동작구에서 분양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89가구 모집에 1만8134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203.75대 1까지 치솟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월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전보다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 같은 청약 과열 현상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공급 감소 불안감의 확산을 지목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정비사업 규제가 이미 마련된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도 확대 적용되면 신규 물량이 희소해지고 청약 경쟁률이 급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수요자들도 미리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공급 감소 우려가 크게 작용해 청약 과열로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규제가 실제로 도입되면 청약 시장은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수요가 더 몰리면서 경쟁률이 지금보다도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첨 가점 커트라인이 올라 웬만한 점수로는 청약 당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한다면 수요 분산과 공급 대책이 따라 나와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