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자동차 판매절벽…내년에도 개소세 연장될까

하반기들어 완성차 업계 위기 심화…내년 6개월가량 연장 가능성 전망도

입력 : 2019-10-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하반기 들어 침체에 빠졌다. 특히 한국지엠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계 위기가 심화되면서 올해 종료 예정인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하반기 부진 심화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량은 36만2021대로 전년 동기(37만258대)보다 2.2% 감소했다. 기아차(13만2447대)와 르노삼성(2만3896대)는 각각 4.3%, 11.5%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16만3322대), 쌍용차(2만4020대)는 4.7%, 9.6% 줄었다. 한국지엠은 1만8336대로 무려 23.0%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대형 SUV ‘팰리세이드’, 중형 세단 ‘신형 쏘나타’ 등의 신차효과로 38만4113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했다. 그러나 3분기 부진으로 전년 대비 증가폭은 4.1%로 줄었다. 기아차는 하반기 준대형 세단 ‘K7 프리미어’, 소형 SUV ‘셀토스’, 대형 SUV ‘모하비 더 마스터’의 연이은 흥행 성공을 거뒀다. 다만 상반기에 전년 대비 9.3% 감소하면서 9월까지 누적 기준 하락폭을 4.9%로 줄이는 데 그쳤다. 
 
쌍용차는 올 초 ‘렉스턴 스포츠 칸’, ‘신형 코란도’가 인기를 모으면서 상반기 5만5950대로 8.6%나 상승했다. 그러나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신차 효과가 떨어지고 간판 모델 ‘티볼리’가 경쟁 차종의 출시로 판매 모멘텀을 잃어버리면서 9월 누적 기준 상승 폭은 2.4%로 떨어졌다.
 
르노삼성은 세단 ‘SM6’, ‘SM7’은 물론 국내 중형 SUV로는 유일하게 ‘QM6’에 LPG 모델을 출시하면서 틈새 시장을 공략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다만 노사가 생산량 감소로 인한 구조조정 사안 등을 두고 대립을 벌이는 등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달 대표 모델 ‘스파크’의 판매는 2743대로 3000대 선이 무너졌고 중형 세단 ‘말리부’는 602대로 전년 동월(2290대)보가 73.7%나 급감했다. 
 
자동차 업체의 판매 부진 및 위기로 개소세 연장 목소리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소세 폐지 시 업계 어려움 가중 우려도
 
완성차 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고 자칫 ‘판매절벽’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개소세 연장에 대한 의견도 나온다. 개소세가 적용되도 판매가 부진한데, 내년에 이를 폐지한다면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판매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에 붙는 개소세를 기존 5%에서 3.5%로 1.5%포인트 인하했다. 당초 개소세는 지난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올해 6월, 다시 12월까지 두 차례 연장됐다. 만약 2000만원 차량을 구입한다면 43만원의 개소세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업체들도 개소세 혜택 등을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한국지엠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고 쌍용차도 최근 어려움에 처했다”면서 “현재 업계의 위기국면을 감안하면 내년 6월까지 최소 6개월가량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도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부산, 한국지엠은 부평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여당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개소세 폐지와 같은 위험을 감수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도 “완성차 업계가 ‘2강3약’ 구도가 심화되면서 개소세와 같은 부양책에 대한 필요성이 남아 있다고 본다”면서 “개소세가 두 차례 연장되면서 사실상 보편화가 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추가 연장에 대한 부담이 다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6월 개소세 30% 인하로 자동차 내수 5.4% 판매증가한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완성차 업계 영업이익률은 2016년 4.5%에서 2018년 2.0%로 하락했다. 또한 자동차 산업 고용인원은 2017년 12월 40만1000명에서 올해 4월 38만5000명까지 줄었다. 
 
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1차 협력사는 2013년 898개사에서 2018년 831개사로 감소했다”면서 “아직 협회 차원에서 내년 개소세 추가 연장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개소세 인하는 자동차 내수 수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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