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세타2GDi 엔진 집단소송 고객들과 합의했다. 양사 합쳐 9000억원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보이면서 실적하락은 불가피해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쎄타2GDi 엔진 집단소송 고객들과 화해안에 합의하고 미국 법원에 화해 합의 예비 승인을 신청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쎄타2GDi 차량 고객들의 만족도 제고를 위해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인한 비용이 현대·기아차는 이번 쎄타2 엔진 사안으로 3분기 각각 6000억원, 3000억원의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기아차가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양사는 그동안 품질 이슈를 발생시켰던 쎄타 엔진과 관련해 미국 집단소송 고객들과 합의했다”면서 “평생 보증의 대상 차량 대수는 한국 52만대(현대차·기아차 각각 36만대/16만대), 미국 417만대(현대차·기아차 각각 230만대/187만대) 등 총 469만대”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집단소송 고객들과 화해안과 관련된 비용은 회해 보상금 660억원, 품질 충당금 8430억원 등 총 9000억원”이라며 “비용 반영을 감안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612억원, 2072억원”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64억원으로 올해 1분기부터 3개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기아차도 4924억원으로 1분기 5941억원, 2분기 5336억원에 이어 3분기도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졌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말 3분기 실적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쎄타2 엔진 사안으로 3분기 각각 6000억원, 3000억원의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한편, 현대·기아차는 지난 11일 쎄타2GDi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 예방 안전 신기술은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 적용을 확대하고 이 차량들에 대한 엔진을 평생 보증하기로 했다. 엔진 결함을 경험한 고객들에게는 보상도 실시하기로 했다.
대상 차량은 쎄타2GDi, 쎄타2 터보 GDi 엔진이 장착된 2010~2019년형 현대차 쏘나타(YF/LF), 그랜저(HG/IG), 싼타페(DM/TM), 벨로스터N(JSN), 기아차 K5(TF/JF), K7(VG/YG), 쏘렌토(UM), 스포티지(SL) 총 52만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쎄타2GDi 엔진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고객을 위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등 자동차 회사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한 판단”이라며 “양사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등한 수준으로 고객 만족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한 만큼 미국 집단소송의 법원 예비 승인이 완료되는 시점에 해당 차종 고객들에게 별도 안내문을 발송하고 혜택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에 대해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양사가 대규모 비용 인식으로 단기 주가 악영향을 불가피하지만 투자 의견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재무적 비용은 추구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집단소송과 별도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행 중인 리콜 적정성 조사 결과에 따른 벌금 부여 가능성과 이에 따른 형사 합의금 지급 등의 리스크는 이번 합의와 상관 없이 계속 남아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이번 화해안을 통해 쎄타 엔진과 관련된 품질 이슈의 가장 큰 소송건이 해결되면서 관련 불확실성 해소가 일정 수준 이뤄졌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유지와 신뢰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