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잔칫날 ‘응원봉’ 쓰지말자는 서울시

응원봉 사용 금지 온라인 공론장 개설, 팬들 중심 90% 반대 들끓어

입력 : 2019-10-22 오후 4:21:5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날, 고척스카이돔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이 ‘플라스틱 응원봉’ 사용 금지라는 이슈를 꺼내들었다. 프로야구 팬들은 프로야구 최대 잔칫날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시설공단은 온라인 시민 참여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서 올해 정규시즌에만 연간 45만명이 프로야구경기 관람을 위해 방문한 고척스카이돔에서 플라스틱 응원봉 사용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시민 의견을 묻는다고 22일 밝혔다. 
 
공단은 환경문제를 고려해 그동안 고척스카이돔에서 플라스틱 발생을 줄이기 위해 응원막대 전용 분리수거함 설치 등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해 왔다. 고척스카이돔에는 연간 8000여개의 플라스틱 응원봉이 판매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경파괴와 건강위협을 야기하는 플라스틱 문제가 최근 전세계의 과제로 대두된 가운데, EUROMAP(유럽 플라스틱·고무산업 제조자 협회)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 1인당 연간 약 133㎏이다.    
 
민주주의 서울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운영 중인 시민 참여 플랫폼으로 시민과 서울시가 함께 정책을 수립하고 시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투표·토론하는 창구다. 1000명 이상 시민이 참여할 경우 서울시설공단이 답변하고, 5000명 이상 참여 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관련 주제에 답변한다. 찬성이나 반대 의견 모두 가능하며, 다른 시민의 의견에 공감을 누르거나 댓글로 추가의견을 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날이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날이라는 점이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키움 히어로즈는 두산 베어스와 7전4선승제로 승부를 벌인다. 키움 히어로즈는 물론 모든 야구팬들의 관심이 한국시리즈로 향한 이날 플라스틱 응원봉 이슈를 꺼내들자 야구팬들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민주주의 서울은 찬성 24명, 반대 218명, 기타 1명으로 90% 반대를 보이고 있다. 특히, 키움 히어로즈가 역사가 길지 않아 비인기팀으로 분류되면서 시즌 내내 낮은 관중동원력으로 비판을 받던 차에 플라스틱 응원봉 얘기가 나오자 많은 팬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모씨는 “시즌 내내 비인기팀, KBO 흥행참패의 주역이라는 기사만 나오다가, 한국시리즈 1차전 앞두고 지금 이 타이밍에, 서울에 있는 다른 인기팀에나 권하세요”라고 올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박모씨는 “왜 맨날 고척돔에만 난리인가요. 전 구단 다 금지시키면 동의할게요”라고 남겼다. 엄모씨는 “관중동원율이 낮은 고척스카이돔보다는 KBO 최고의 인기팀이 두 팀이나 있는 잠실야구장에 이 정책을 도입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조성일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돔구장에서의 플라스틱 응원봉 사용여부는 환경문제 및 프로야구 관람 효용 측면에서 찬반의견이 공존하는 이슈”라며 “온라인 공론장에서 서울시민 여러분과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함께 현명한 방안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4시 기준 민주주의 서울에 시민들이 남긴 반응. 사진/민주주의서울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KIA타이거즈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설공단이 22일 공개한 플라스틱 응원봉 관련 이미지. 사진/서울시설공단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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