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인천시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현장 불만은 높은 상황이다. 특히 낮은 보수 체계와 함께 사회복지시설 유형별로 다른 임금 격차도 해결이 시급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임금 체계 뿐 아니라 직업 의식의 재정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지역 소재 528개 사회복지시설의 3400명의 종사자 중 225개 시설의 1693명을 대상으로 처우 개선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정연정 사단법인 마중물 부설 사회정책연구소장이 책임자로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보수 체계 문제점에 대해 ‘보수 수준 자체가 낮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사회복지시설 유형별 보수 격차의 부적절’이 20.7%,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는 한계’가 15.6%, ‘직급 내 호봉 간 급여 차이 부적절’이 9.0%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해결 과제 1순위로는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인건비 가이드라인 수준 상향 및 준수 의무화’가 23.2%의 비율로 꼽혔다. 2순위로는 ‘사회복지시설 단일임금체계 구축을 통한 시설 간 종사자 보수 수준 격차 최소화’가 12.4%, 3순위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지원 주체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중앙정부로 변경’이 11.1%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정연정 소장은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었으면 좋겠고,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고, 거기에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 응답자의 인터뷰 내용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면서 “사회복지 종사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논의는 궁극적으로 위의 진술이 실현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의 사회복지에 대한 시선과 태도를 명확히 해 사회복지 종사자로서 복지 철학과 가치를 재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관련 법령과 조례에 따라 3년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천 지역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와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 비전과 목표, 추진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최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보수 체계의 문제점을 인식해 인건비 수준이 열악한 시설을 중심으로 호봉제 및 임금 보전비를 지원하고, 건강한 근 무여건 마련을 위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종합건강검진비 등을 지원하는 ‘2020년 인천광역시 사회복지시설종사자 처우개선 계획’을 마련했다.
시는 전국 최초로 인건비 지급 기준이 없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해서도 그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상은 인천 지역 지역아동센터, 여성권익시설, 아동그룹홈, 학대피해아동쉼터 근로자로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의 91% 수준의 임금을 보장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통해 216개 사회복지시설 554명의 사회복지사가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응길 시 복지정책과장은 “이번 최종 보고회에서 도출된 비전과 정책 목표, 이와 관련된 과제를 면밀히 검토해 우리 시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8월 시청 접견실에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인건비 지급 기준 마련 등 주요 현안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