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털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검)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법률 전문가들은 실검의 의사표현 기능을 인정하고 사업자 자율규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25일 서울시 종로구 에스타워에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인터넷은 누구나 표현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며 "기사 댓글, 게시판 등과 같이 실검도 이용자가 정치적으로 의사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자 규제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25일 서울시 종로구 에스타워에서 열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 사진/김동현 기자
토론회 참석자들은 입법 규제가 아닌 포털 사업자 자율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우민 입법학센터 센터장은 "실검 규제가 필요하다면 시간과 증거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며 "사업자 행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네이버와 다음에 선거기간에 실검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하는데 유튜브 같은 해외 기업에는 중단 요구를 하지 않는다. 국내 사업자만 불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며 역차별 문제도 지적했다.
지난 2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조국힘내세요', '조국사퇴' 등 정치적 검색어가 실검에 빠르게 오르고 내려가는 것에 대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를 부인하며 선거기간에 실검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상업·광고성 검색어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충분한 사전 연구를 선행한 후 사업자에 제시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정치적 표현과 상업적 표현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자본력을 가진 기업이 실검 순위를 장악하면 정보 독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상업적 목적의 검색어 양을 먼저 파악한 후 이용자들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5일 서울시 종로구 에스타워에서 열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 사진/KISO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