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은 물론 전국적인 사회문제로 떠오른 빈집 문제를 해결하려면 빈집세 등 보다 강력한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빈집 활용 도시재생 심포지엄을 열었다. 빈집은 범죄를 유발하거나 지역미관을 해치고 붕괴 등 안전문제로 지역의 애물단지라 불리고 있다. 한 두 집이 빈집이 되면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결국 지역공동체가 파괴되고 황폐화된다. 서울 아파트 값이 급상승하는 것과는 별개로 정비구역 해제지역이나 상속분쟁 등 개인적 이유로 인해 서울 빈집만 2940호에 달한다.
서욼시는 2022년까지 빈집 1000호를 매입하고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이달까지 149곳의 빈집을 매입 완료하고 이를 철거해 청년·신혼부부 주택과 지역 커뮤니티시설로 공급할 예정이다. 행복주택이나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을 공급하거나 청년거점공간·공원 등 지역 맞춤형 SOC를 공급해 공동체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빈집정부와 도시재생뉴딜의 연계를 강화해 국비를 지원하거나 빈집정보은행으로 빈집활용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재정지원 요건에 부합하는 곳이 없어 지원실적이 없고, 빈집통계의 통일성이나 신뢰도도 낮다. 사유재산 특성 상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행정청이 직권으로 철거하기 어렵고, 공공의 수용권 또는 매도청구권 규정 또한 부재하다.
문제는 공공의 일차적인 개입만으로는 빈집정비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민간의 자발적 정비 없이는 다세대주택 등 노후 저층 공동주택에 대한 방안이 미흡한 실정이다. 빈집 소유 시 세율이 철거 경우보다 낮아 소유자가 빈집을 스스로 철가할 경제적 요인이 없다. 결국, 빈집 철거 또는 방치에 대한 인센티브·페널티 부과가 필요하다.
영국 런던에만 6개월 이상 장기 빈집 2만2000호가 있다.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부 차원의 빈집정책을 수립 대응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선 빈집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빈집 과세 재량권을 부여해 장기 방치된 빈집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있다. 스코틀랜드나 웨일즈에선 1년 이상 빈집에 200%까지 부과금을 내게 한다.
재산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강제수단도 동원한다. 지자체에 주어지는 강제매수명령, 강제매각명령, 빈집관리명령 등으로 공익적 목적 아래 빈집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며, 최후의 수단 역시 갖추고 있다. 중앙정부에선 다양한 개보수 지원 프로그램에 빈집을 포함시켜 보조금 형태로 각 지역의 빈집 정비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돕는다.
남정현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장은 “공공이 매입하는 방식만으론 빈집 정비에 한계가 뚜렷한 만큼 영국이나 일본 사례를 참고해 빈집 개보수 부가가치세를 완화하거나 철거·리모델링비 보조금 지원, 빈집세 부과 지방세 감면범위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현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장이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빈집 활용 도시재생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