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렌터카 기반의 실시간 호출서비스 '타다'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브이씨앤씨(VCNC)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김태훈)는 이 대표와 박 대표를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쏘카와 브이씨앤씨 법인도 양벌규정에 의해 기소됐다.
렌터카 기반 실시간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와 쏘카의 자회사 VCNC는 타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쏘카 관계자는 "국민 편익 요구와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며 "타다는 앞으로 재판을 잘 준비해 나갈 것이고, 법원의 새로운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택시업계는 타다가 불법 여객운송과 파견업체로 운송 질서와 고용 시장의 혼돈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운영 중단을 주장해 왔다. 타다 등 서비스를 제도권으로 수용하고, 임대차량을 이용한 영업을 대폭 제한하는 등 타다의 영업 방식에 제동을 걸도록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부터 준비한 플랫폼 택시 법안도 발의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타다 OUT! 상생과 혁신을 위한 택시대동제'를 열고 "타다는 렌터카로 유상 운행을 할 수 없다는 여객자동차법을 어겼다"며 "이재웅 대표는 즉각 기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이날 집회에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타다 등 플랫폼사와 택시기사 간의 갈등으로 인해 택시기사가 분신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동안 국회와 정부, 청와대는 사태 해결을 등한시해 왔다"며 "그러는 사이 불법적인 렌터카 여객 운송이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법은 관광산업 목적의 운전자 알선만 허용하고 있어 관광 목적에서 벗어난 렌터카 여객 운송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타다 등 플랫폼사는 공유나 혁신의 명분도 없고, 법률적·사회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집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지난 7월 플랫폼 사업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상생안이 발표됐지만, 타다가 이 상생안을 깨려고 한다"며 "타다는 사태를 악화하는 (영업 확대 등)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경진 의원도 "정부가 타다를 합법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의원은 집회 다음 날인 24일 타다 등이 유상 운송사업의 근거로 삼았던 시행령상의 기사 알선 허용 범위를 법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일종으로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신설하고, 플랫폼 운송사업, 플랫폼 가맹사업, 플랫폼 중개사업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우선 플랫폼운송사업은 타다 등 혁신형 모빌리티 서비스에 해당한다. 해당 사업을 원하는 모빌리티업체는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했다. 허가 물량(면허)은 이용자 수요, 택시 감차 추이, 국민 편익 등을 고려해 관리되고, 기여금을 의무적으로 납부하도록 했다.
특히 임대차량을 이용한 영업을 대폭 제한, 렌터카에 운전기사를 붙이는 현재 '타다'의 영업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개정안은 '타다' 서비스의 근거가 되는 여객운수법 시행령 제18조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때에는 관광 목적으로서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 가맹사업은 기존 가맹택시 운영사인 KST모빌리티, 타고솔루션즈 등 업체에도 해당한다. 2개 이상의 시도에 걸치는 경우는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면허를 획득해야 한다. 플랫폼 중개사업은 국토부 장관에게 등록한 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의 택시 호출 서비스, SKT T맵택시 등이 이 사업에 해당한다. 모든 사업의 운임·요금은 신고제를 적용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차량호출서비스 '타다'를 규탄하는 집회 '택시대동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