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대표적인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OSMU)'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사업자들은 2차 콘텐츠 제작을 위해 외부 전문 제작사와의 협업을 늘리는 중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 등에서 연재된 작품이 최근 영상으로 제작돼 시청자 사이에서 관심을 끌었다. 올 3분기 네이버웹툰의 '타인은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지 '좋아하면 울리는'·'어쩌다 발견한 하루' 등이 호평을 받았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등 영상 시장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전으로 무게가 쏠리며 웹툰 IP의 가치가 올라갔다는 평이다.
네이버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활용한 드라마. 사진/네이버웹툰
플랫폼 사업자들은 오리지널 콘텐츠인 웹툰 IP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외부 제작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인 네이버웹툰은 최근 미국 종합미디어그룹사 워너미디어의 자회사 크런치롤과 손잡았다. 크런치롤은 '드래곤볼', '나루토' 등 유명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5000만 이용자와 200만 유료가입자를 확보한 회사다. 네이버웹툰은 크런치롤을 통해 웹툰의 애니메이션화 추진을 통해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국내에서 드라마화한 작품을 통해 웹툰 IP의 사업적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크런치롤과 협업해 창작자의 수익을 확대하고 웹툰의 글로벌 콘텐츠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외부 협력을 넘어 인수를 통해 자체 IP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카카오는 올초 자회사 카카오M이 BH엔터테인먼트, 숲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를 인수하며 이병헌, 한효주, 공유 등 130여명의 '한류 배우 군단'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 9월 영화사 월광과 사나이픽처스의 지분을 인수해 자체 영화 제작력까지 갖추게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 IP부터 배우, 제작까지 자체 밸류체인을 구성해 영상 콘텐츠 경쟁력 확보와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 IP를 활용한 영화, 드라마로는 '시동', '이태원클라쓰', '해치지않아' 등이 있다.
드라마·영화로 제작된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 목록. 사진/카카오페이지
이외에도 게임업계와 방송사간 협업도 이뤄지는 중이다. 엔씨소프트, 컴투스는 각각 SBS콘텐츠허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회사 IP의 영상화 작업을 추진한다. 엔씨는 웹툰 플랫폼 '버프툰'을 운영 중이며, 컴투스 자회사 데이세븐은 스토리게임을 전문으로 개발해 게임의 2차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버프툰의 '너를 싫어하는 방법'과 데이세븐의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이미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은 개발 협업·교류가 잦은 분야"라며 "사업자들은 양질의 콘텐츠가 있다면 이를 영화, 콘텐츠, 게임 등으로 제작할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