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상대로 구속 후 5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교수의 일부 혐의에 대한 조 전 장관의 연관성을 조사한 후 조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정경심 교수가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3차와 4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정 교수의 혐의 중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코링크PE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횡령,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미공개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우선 코링크PE가 조성한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하고, 차명으로 보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구속기소된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 등과 공모해 사모펀드에 대한 출자 사항을 금융위원회에 허위로 보고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1월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의 계좌에서 5000만원이 정 교수에게 이체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돈이 코링크PE가 조성한 펀드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매입에 사용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정 교수의 계좌 내용에 대한 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정 교수의 구속 만료일이 오는 11일이므로 검찰이 조 전 장관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 소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정 교수에 대한 조사가 지연되면서 조 전 장관의 소환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는 지난 4일을 포함해 2회에 걸쳐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출신 법무법인 이경 최진녕 변호사는 정 교수는 물론 조 전 장관도 검찰의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조국 전 장관을 정경심 교수의 공범으로 의심하는 상황에서 정 교수의 조사가 끝나야 조 전 장관도 부를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건강상 등의 이유로 조사를 받지 않으니 수사가 지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전 장관 자신도 인사청문회에서 조사받겠다고 했지만,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24일 정 교수를 구속한 후 25일과 27일 입시 비리, 증거 조작 부분에 관한 혐의를 조사했다. 정 교수는 딸 조모씨의 입시와 관련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후 지난 2013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하고, 이에 따라 해당 대학의 입시 전형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씨를 동양대 영어영재교육 관련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해 허위로 보조금을 받아낸 혐의도 받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영장심사를 마친 후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