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에 넘어가면서 국내 항공업계 추가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업황은 갈수록 악화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2일 항공·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는 LCC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보잉사에서 도입한 737맥스 기종 운항이 중지되고 불매운동으로 주력인 일본 노선 수요까지 줄며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최근 대기업과 신규 LCC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회사는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항공업 침체도 이어지면서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금호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을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가운데 항공업계 추가 M&A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뉴시스
아시아나 계열사 에어부산도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아시아나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까지는 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는 에어부산 지분을 100% 보유하지 않은 상태로 이 경우 현대산업개발은 에어부산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아시아나 인수 시 에어부산은 지주사인 HDC의 증손회사가 되는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 기업은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
에어부산의 경우 아시아나와 넥센, 부산시 등 외 소액주주 지분도 10.21%이기 때문에 지분 전량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스타항공 항공기(위), 에어부산 항공기(아래). 사진/각 사
아시아나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애경이 에어부산을 사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초에 아시아나는 애경에게는 덩치가 큰 매물이었고 오히려 LCC인 에어부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에어부산 인수 시 애경이 운영하는 제주항공은 영남권 수요를 확보하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당한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지 못해 아시아나를 놓친 KCGI도 다시 한번 LCC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은행 업계는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한 한진그룹이 새 주인을 맞은 아시아나를 견제하기 위해 M&A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항공업계 구조조정 신호탄"이라며 "일본 보이콧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의 경영난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