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보험료가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엔진 화재를 겪으면서 보험료가 또 인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시아나는 올해 발생한 사고들의 경우 보험료에 영향을 줄 만한 중대한 건들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올해 보험료로 약 3000만 달러(한화 약 350억원)를 납부했다. 지난해 보험료는 2700만 달러로 한국 돈 약 316억원에 달했다. 항공사들은 통상 연간 단위로 보험을 갱신하기 때문에 아시아나도 올 연말 보험을 갱신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가 국내 항공사 중에서도 가장 높은 보험료를 낸다는 것은 업계 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최근 엔진 사고로 항공기를 수리하게 된다면 보험료가 또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 여객기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했다. 사진은 화재로 그을린 항공기. 사진/뉴시스
보험 처리 여부 관건…직접 부담 가능성도
문제가 된 사고는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당시 대기 중이던 아시아나 비행기 OZ202편 엔진에서 오후 2시50분께 불이 났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엔진 정비 후 테스트 중 불꽃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는 사고가 난 항공기를 수리해야 하는데 보험 처리를 할 경우 내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항공사는 사고 시 피해가 크기 때문에 여러 보험사를 통해 항공보험에 가입한다. 보험사들은 재보험사를 통해 또 한번 위험을 분산한다. 보험은 기체보험과 배상책임보험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사고의 경우 인명 피해는 없었고 기체 파손만 우려되기 때문에 기체보험에 속한다.
다만 사고 피해가 크지 않아 보험 처리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화재 당시 10분 내 긴급 진압했고, 불길이 엔진 깊숙한 곳까지 번지지 않았다면 부품 등 손상 피해가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항공 정비업계 관계자는 "시운전하다 불이 난 건이라 항공기 자체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소속 정비사가 점검하는 것으로 사고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항공기 파손이 크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가 직접 수리비를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아시아나는 지난해 1월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가다 탑승용 계단차량과 충돌한 사고도 보험 처리하지 않고 수리비를 냈다.
아시아나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잇달았던 사고…보험업계 "손해율 높아"
이번 사고가 보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외에도 올해 기체 결함이 이미 여러번 발생했기 때문에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9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인천으로 오던 아시아나 여객기가 기내 기압을 조절하는 여압 장치 이상으로 회항했다. 이보단 앞선 4월에는 오전 10시30분께 김포공항을 출발해 광주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아시아나 OZ8703편 항공기의 바퀴가 파손돼 아찔한 상황이 빚어졌다.
이처럼 항공기 결함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노후 항공기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87대 중 20년 이상 된 항공기는 20대로, 국적사 중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13년 샌프란시스코, 2011년 제주도 등 2건의 추락 사고를 겪으며 아시아나의 보험료는 상승 추세다. 납부한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을 말하는 '손해율'도 최근 몇 년간 수백 퍼센트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보험료의 경우 위험률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사고가 잦고 잠재 위험이 있다면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올해 사고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형 건은 아니라 보험료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손해율은 2~3%에 불과하다"며 "보험 경기가 좋지 않아 인상은 예상하지만 큰 폭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