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잠꼬대, 치매·파킨슨병 전조 증상일 수도

50세 이상이면서 심한 잠꼬대나 격한 행동 있다면 의심해야

입력 : 2019-11-16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날씨가 추워지면서 노인성 잠꼬대 환자가 늘고 있다. 난방을 하면서 실내가 건조해지고 코 속이 마르면, 수면 중 구강호흡로 인한 잠꼬대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 해가 짧아지면서 세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이로인해 저녁에 잠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얕은 잠을 자게 되면서 잠꼬대가 심해지게 된다.
 
수면 중에 거친 욕을 하면서 싸우거나, 심한 경우 주먹을 휘두르고 심하게 움직이다가 침대에서 떨어지기까지 한다면 병적인 잠꼬대는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50세 이상이면서 일주일에 한번 이상 이 같은 잠꼬대 증상이 있다면 치매나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인 렘수면행동장애 일 수 있다.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마호왈드 미국수면학회 박사는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29명의 건강한 환자 중 38%가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발전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어떻게 렘수면행동장애와 치매나 파킨슨병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 모른다"라며 "하지만 치매나 파킨슨병의 징후나 증상이 없던 렘수면행동장애를 가진 환자의 약 40%가 결국에는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발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이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원래 렘수면 동안에는 뇌간 안에 운동마비 조절 부위가 작동돼 움직임이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정상인데 뇌간에 질환이 있거나 뇌간에 운동조절이 문제가 되는 파킨슨병인 경우 렘수면동안 정상적인 운동마비 기능이 저하돼 수면중에 심한 잠꼬대나 움직임이 오히려 야기되고 렘수면행동장애가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잠꼬대 뿐만 아니라,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경우에도 렘수면행동장애를 주의해야 한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뇌에 공급하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의사 결정과 판단에 관여하는 대뇌백질이 더 많이 손상되면서 렘수면행동장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적인 잠꼬대인지 일반 잠꼬대인지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1박2일 동안 자면서 하는 수면에 대한 종합검사로 잠꼬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이갈이, 하지불안증후군 등 수면장애를 찾고, 수면의 질을 점검 할 수 있다.
 
국내 한 남성환자가 병원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순천향대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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