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나서는 차업계)‘이제는 합작’…자동차업계 생태계 변화

5G 시대 맞아 자동차-전자·통신업계 자율주행 분야 ‘맞손’ 활발

입력 : 2019-11-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자동차 업계가 IT, 전자,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과 협력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차,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차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첨단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가 기계에서 고도의 전자장비로 진화하면서 자동차 업계와 타 업권 간 ‘합종연횡’은 계속 시도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임직원 1200여명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의 그룹 방향에 대한 질문에 “앞으로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용항공기(PAV·private aor vehicle) 30%, 로보틱스 20%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분야는 2500만대가 공급과잉 됐으며, 미래 자동차 흐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현대차그룹은 개방형 혁신을 기조로 다양한 전략투자 및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22일 타운홀 미팅에서 답변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자동차 업계에서도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5G 통신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정보통신(ICT) 분야와의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4G에 비해 5G의 통신속도는 100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를 반영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월 KT와 5G 네트워크 활용 커넥티드카 동맹을 맺고 지난달 말 일부 성과를 시연했다. 현대모비스는 센서와 제어시스템 등 미래차 핵심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고 KT도 최고 수준의 5G 통신 기술력을 활용해 자율주행 플랫폼 상용화 등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CES를 ‘라스베가스 모터쇼’라고 부를 정도로 업종 간 합종연횡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운전자는 차 안에서 운전 외에 다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이를 반영해 아우디는 CES에서 '마블'의 VR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차량 움직임에 연동시키는 기술을 선보이면서 향후 차량 실내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제시했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자동차 업체들이 실내 공간의 사용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CES에서 LG전자는 web OS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콘셉트를 공개했고,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등도 게임 분야를 접목하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에 있어서 ‘감성 품질’을 중시하면서 자동차 업계와 오디오 업계의 협력도 눈에 띈다. 카오디오 업체인 하만(Harman)이 대표적이다. 하만은 하만카돈을 비롯해 JBL, 렉시콘(Lexicon),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바우어스 앤 윌킨스(B&W)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제네시스 라인업에 탑재된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사진/하만
 
제네시스는 G70, G80, G90 차량에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콘서트 홀에 와 있는 듯한 서라운드 음향을 제공하는 ‘퀀텀로직 서라운드 시스템’ 및 손실된 디지털 음원을 복구하는 ‘클래리파이’ 기술이 제네시스 라인업에 적용됐다. 오디오 업체는 자동차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자동차 업체는 음질을 중시하는 고객들을 공략한다는 의도에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 페라리, 포르쉐와 같은 업체들도 양산형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라인업을 내놓는 등 실질적인 변화가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개별 기업이 미래차 관련 투자를 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데다가 각 분야별로 생존을 위한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서라도 업권 간 협력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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