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방으로 소아뇌전증을 치료해온 필자는 한방치료에 잘 적응하는 소아뇌전증과 그렇지 못한 소아뇌전증을 구별하여 치료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다. 다양한 난치성 소아 뇌전증에서 항경련제를 사용하지 않고 한방치료를 이용한 면역요법으로 아주 안전하게 경련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일 수 있다. 필자는 이런 사례를 모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한방 면역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다양한 소아뇌전증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뇌파검사 상 이상파 발견이 되지 않은 영유아들의 소아뇌전증이다. 돌도 안 된 어린아이들이 청색증을 동반하며 하루에도 수십 차례 경련을 반복하지만 막상 뇌파검사를 해보면 이상파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가벼운 정지발작이나 잠시 동안만 ‘멍-’하는 현상으로 경련을 확인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아 의사도 진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아이가 명확하게 대발작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되어야 뇌파에 이상파가 없어도 항경련제를 처방하여 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그런데 돌도 안 된 어린 아기들에게의 항경련제 투약은 매우 신중해야한다. 폭발적인 뇌성장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에 항경련제의 인지저하 부작용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게 된다. 게다가 일반 뇌전증 약으로는 영유아들의 경련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인지저하의 부작용이 많은 강한 항경련제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 안타깝다. 이런 경우 한방면역치료법은 항경련제의 부작용을 피하는 유력한 대체 치료법으로 가치가 있다. 뇌파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영유아기 소아뇌전증은 항경련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한방 치료를 통해서 안정화 경향을 보이는 경우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뇌전증 치료에서 뇌파검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필자는 뇌전증에 한방치료를 적용할 때도 뇌파검사를 필수적으로 여기고 있다. 뇌파 검사는 진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반대로 중대한 결함 또한 가지고 있다. 뇌파 검사는 두개골에 전극을 부착하여 전기적 이상 파장을 측정하는 검사방식이다. 따라서 두개골에 인접한 대뇌피질 부분의 이상만 측정 가능하다. 즉, 전두엽이나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같은 대뇌피질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방전 현상은 체크를 할 수 있지만 뇌의 깊은 곳 심부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이상파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뇌파검사에서 이상파 발견이 되지 않은 것이, 뇌파검사상 정상인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라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뇌심부에서는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고 뇌파에서 이상파가 발견되지 않는 상태에서 경련을 하는 영유아들은 뇌심부에서 기원한 뇌전증이 대부분이다. 또한 아동의 발달이 매우 정상적인 경우라면 뇌조직에 큰 손상이 없는 뇌면역이상 뇌대사이상의 뇌전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직접적인 항경련요법을 진행하지 않아도 한방면역요법만으로 안정화가 가능한 것이다.
현재 주류 의학에서 영유아들의 소아뇌전증에는 항경련요법만 적용되고 있다. 추후 점차 아이들의 뇌 발달에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면역요법이 발달해 갈 것이라 기대한다. 그 전까지는 한방면역요법이 아주 유력한 대안 치료법이 될 것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