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내정했다. 판사 출신의 추 후보자는 개혁 성향이 강하고 추진력을 높게 평가받아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정부·여당과 검찰의 신경전이 거센 상황에서 추 후보자가 내정된 만큼 여권은 검찰개혁 완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추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조국 전 장관의 사퇴 이후 52일만에 추 후보자가 지명된 것은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추진에 대한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추다르크'로 불리는 추 후보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후 헌정사상 최초로 지역구 5선에 성공했다. 또 20대 국회 출범과 함께 당대표를 지내면서 각종 선거에서 승리, 당대표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당선을 이끄는 등 높은 추진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5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전 장관은 사퇴 당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고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은 더 강한 추진력으로 검찰개혁을 완수 할 적임자를 추 후보자로 판단한 것이다. 즉 추 후보자를 법무부장관에 임명해 임기 내에 검찰개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법무부가 진행하고 있는 검찰 직접수사 부서 축소 등에 대 우선적으로 챙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도 지원에 나서게 된다.
조 전 장관에 이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수사까지, 검찰이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만큼 추 후보자의 역할도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검찰이 전날 청와대를 압수수색 한 이후 바로 다음날 추 호보자를 지명한 것은 검찰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민주당은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검찰과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때문에 추 후보자 현 정권을 직접 겨누고 있는 검찰과 '정치검찰'을 개혁해 내야 한다는 여권 사이에서 조율을 이어가야 한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추 후보자가 임명되면 검찰 인사권의 조기 행사 가능성과 감찰권 사용도 거론된다. 검찰 수사에는 직접 개입할 수 없는 만큼 수사팀과 지휘라인에 대한 인사권으로 검찰을 통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추 후보자가 이같은 인사권을 행사하게 되면 검찰과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추 후보자는 이날 소감발표를 통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시대적 요구"라며 "대통령님의 제안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함께 해결해 가자는 무거운 제안으로 생각한다.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같은날 논평에서 "추 장관 후보자는 법무·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받들 경륜 있고 강단 있는 적임자"라며 "법무·검찰 개혁에 그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