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패션업계가 전반적인 정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시장 상황과 정반대 흐름을 보이는 개인 창업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는 애슬레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안다르와 배럴이 있다. 두 브랜드는 다양해진 스포츠 여가 문화 트렌드와 제품 기능을 적절히 조화시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안다르와 배럴의 실적만 봐도 이들이 주목받는 브랜드라는 점을 짐작케 한다. 지난 2015년 5월 론칭한 안다르는 첫해 매출 8억9000만원으로 시작해 2016년 68억, 지난해에는 400억의 매출을 냈다. 올해 상반기 매출만 350억원으로 회사 측은 800억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3년 반 만에 100배가량 성장한 수치다. 배럴도 지난 2015년 매출이 158억원에서 지난해 501억원으로 늘며 연평균 43.7% 성장률을 보였다.
안다르의 에어쿨링 레깅스. 사진/안다르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특정 패션 아이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특히 안다르 하면 '레깅스'가, 배럴 하면 '래쉬가드'가 가장 먼저 연상된다. 다만 두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은 조금 달랐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안다르의 성공은 신애련 대표의 경험과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 신 대표는 요가 강사를 하며 기존 요가복들에 불편함을 느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브랜드를 직접 만들었다. 브랜드 론칭 초기 신 대표는 직접 요가 전문 업체들에 하나하나 전화를 돌려 안다르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와 연결했다. 요가, 필라테스를 다니는 소비자들이 학원과 업체에서 자연스럽게 안다르를 접하며 입소문이 났다. 안다르 관계자는 "입소문을 통해서 성장하다 보니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탄탄한 편"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론칭 1년 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한 안다르는 3일 만에 약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를 발판 삼아 11개의 팝업스토어를 동시 오픈했으며 두 달 후 백화점에 정식 입점했다. 현재는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백화점 지점을 포함해 면세점까지 총 32개 유통매장에 들어서며 인기를 입증했다. 안다르 관계자는 "내년 중으로 남성 라인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럴 홈페이지 캡쳐.
서종환 대표가 2010년 설립한 배럴은 2014년 래쉬가드가 생소하던 국내 시장에 래쉬가드를 디자인과 접목해 선보였다. 배럴의 트렌디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연예인 마케팅 전략이 성공적이었다. 고준희, 민효린, 재경 등 유명 연예인과의 cf, 화보 등으로 핏과 디자인이 강조된 래쉬가드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
한국섬유산업협회도 올해 상반기 시장리드 기업으로 배럴을 선정했다. 한국섬유산업협회는 "스포츠 전문 아이템을 패션시장에 접목시켜 신시장을 개척했다"라고 평가했다. 배럴은 현재 배럴은 코스메틱스, 피트니스웨어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이유순 패션인트렌드 이사는 "두 브랜드 모두 하나의 제품에 전문적으로 집중해 성공했다"라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보다 성공 제품이 갖고 있는 경쟁력과 기능에 대해 꾸준히 재투자를 해야 변화가 많은 패션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