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올해 해외 신규 수주가 부진한 GS건설이 사업의 질을 개선하고 있다. 단순 시공보다 수익성이 좋은 투자개발형 디벨로퍼 사업을 연이어 추진하는 중이다. 단순 시공은 해외 시장 환경에 따라 발주 물량의 편차가 큰 반면 디벨로퍼 사업은 수익률이 높고 사업 확보의 걱정을 덜어낼 수 있어 업계가 체감하는 필요성은 높은 상황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 일부가 투자개발형 사업에 첫발을 내딛고 있지만 아직 관련 사업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가운데 GS건설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향후 해외 사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해외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을 연달아 추진하고 있다. 이달에는 인도에서 3000MW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에서도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20년간 운영하고 수익을 얻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터키에서는 석유화학 플랜트에 지분을 투자해 운영 수익을 확보할 전망이다. 향후 플랜트 기본설계와 EPC 계약도 서명한 상태다.
이처럼 투자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회사는 앞으로 해외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도급 공사는 중국, 인도 등 때문에 저가경쟁이 치열한 데다 시공 비용만 받고 끝나지만 개발 사업은 20~30년간 운영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복수의 건설사 관계자들은 “투자개발형 사업이 단순 시공보다 수익성이 좋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도 “어떤 프로젝트냐에 따라 수익률 편차는 있지만 시공보다 개발사업의 수익률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개발형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높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GS건설이 지분을 인수한 스페인 수처리 시설 투자개발회사 GS이니마는 영업이익률이 20~30%에 달한다”라고 부연했다.
투자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업계는 이 같은 디벨로퍼형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높은 수익을 위해 실패 리스크를 감내할지, 기존에 강점이 있는 EPC 시공에 힘을 실을 지 아직은 각 건설사별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개발 사업이 수익은 좋지만 리스크가 있어 사업 방향이 고민”이라며 “일단은 시공 위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GS건설처럼 해외 투자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건설사의 성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도 해외에서 디벨로퍼형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일부 건설사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놓으면 향후 건설업계의 해외 사업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개발형 사업이 건설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이런 사업에서 괜찮은 성적이 나온다면 디벨로퍼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가 진행 중인 해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GS건설 본사. 사진/GS건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