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구현모 KT 차기 회장 후보자는 외유내강형의 지도자로 평가된다.
27일 KT 내부에 따르면 구 후보자는 평소 온화한 성품에 합리적 사고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드러운 스타일의 덕장 유형 지도자라는 얘기다. 구 후보자와 함께 업무를 본 내부 구성원들도 후배들과의 소통에 더 힘써줄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외부 인사가 아닌 KT 내부 출신이 회장 후보자로 결정된 것에 대해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KT 관계자는 "이번에도 외부의 낙하산 인사가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내부 출신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가 차기 회장 후보자로 낙점돼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직원들의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낙하산 인사를 경계했던 노동조합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최장복 KT 노조 조직실장은 "내부 출신이 차기 회장 후보자가 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후보자가 통합의 리더십으로 ICT 전문 역량을 발휘해 KT의 미래상을 제시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 후보자는 KT에만 몸 담은 정통 KT맨이다. 그는 2007년 전략CFT그룹 전략1담당 상무대우로 임원으로의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그룹전략1담당 상무보와 코퍼레이트센터 경영전략담당(상무), 개인고객부문 개인 Sales&CS본부장을 지냈다. 또 비서실장과 경영지원총괄(부사장)에 이어 2018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맡고 있다.
이처럼 KT에 대해 잘 알고 ICT 전문성을 갖춘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지만 황창규 현 회장의 사람이라는 색깔이 짙은 점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황 회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 비서실장과 경영지원 총괄, 남북협력사업개발 TF장 등 요직을 거쳤기 때문이다. 또 구 후보자는 현재 황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이 점은 회장 취임 이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T 새노조는 "절차적으로 다소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황 회장의 적폐경영 후계자를 선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높이 인정할 만한 것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정치권의 외풍이 별로 없는 상황이 오히려 적폐 경영의 후계구도를 만드는 것으로 귀결되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사회가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는 반박도 나왔다. 이사회는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을 경영계약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고 구 후보자는 이를 수용했다. 한 KT 관계자는 "KT 내부 출신은 황 회장의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후보자가 없으며 황 회장과 경영철학이 다르다"며 "회장후보심사위원회도 그러한 우려에 대해 철저히 심사를 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