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정유·화학 업체 중 유일하게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0'에 참가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미국에서 이른바 '배터리 전쟁'을 치르고 있어 이번 참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서 회사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인 'SK 인사이드(Inside)'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는 물론 전기항공·기차·선박 등을 전시한다.
CES는 과거 전자 기업들의 축제였지만 자동차를 비롯한 이동수단들이 점차 '전자제품화'되면서 자동차 기업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올해에도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독일 BMW, 미국 우버 등이 참가한다.
차량모형과 대형 스크린으로 구현한 SK이노베이션 'SK 인사이드'. 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3위' SK이노…소송 치르는 미국서 배터리 홍보
이처럼 전세계 자동차 트렌드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위주로 재편되면서 SK이노베이션도 CES에 참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다운사이클에 접어든 석유 사업 대신 이 분야에 주력해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는 가장 뒤처져 있다. 지난 10월 기준 전세계 점유율 순위 9위로 같은 조사에서 LG화학은 3위, 삼성SDI 5위를 차지했다. 다만 성장률은 153.8%를 기록하며 LG화학(28%), 삼성SDI(28.6%)를 월등히 앞섰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미국에서 이른바 '배터리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이 가운데 CES에 참여하게 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소송을 담당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현재 SK이노베이션 패소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최종 패소 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미국 내 수입이 전면 금지된다. 이렇게 되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사용하려고 했던 폭스바겐과 포드가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 앞서 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을 북미 지역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했으며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150'에 SK 배터리를 사용할 방침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은 2022년까지 10억 달러(한화 약 1조1600억원), 2025년까지 모두 16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ITC의 판결을 주시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전세계 전기차 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뉴시스
SK이노, CES서 그리는 모빌리티 미래는
SK이노베이션은 이번 CES에서 최첨단 배터리 기술력 SK 인사이드를 선보인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독자 보유한 초장폭 셀 기술 등을 통해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효율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아울러 배터리 안정성과 출력을 높이는 핵심소재 리튬이온분리막(LiBS) 기술도 함께 전시한다.
배터리와 함께 모빌리티 혁신을 앞당길 친환경, 초경량 소재와 윤활유 제품도 함께 공개한다. SK종합화학은 차량 구조물, 대시보드, 차량용 범퍼 등 미래차에 적용할 소재들을 선보인다. 이 소재를 활용하면 단단한 강도를 가지면서도 무게는 대폭 줄여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루브리컨츠는 전기차 배터리에 최적화한 윤활유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자율주행차에 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선보인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배터리 산업과 ICT 기술 발전의 총아는 E-모빌리티 산업"이라며 "SK 인사이드는 SK이노베이션이 E-모빌리티 혁신을 위해 준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