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중국의 한국 게임에 대한 서비스허가권(판호) 발급이 3년째 막힌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가 북미·유럽 등 지역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콘솔·PC 등 북미·유럽에서 강세를 보이는 플랫폼에 투자하며 게임 지식재산권(IP) 진출을 앞당기고 있다.
13일 '2019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게임의 수출액은 64억1149만달러(약 7조546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2%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중화권(중국·대만·홍콩) 비중은 46.5%를 기록해 같은 기간 14%포인트(p) 감소했다.
중화권 지역 수출 감소는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 지연 사태가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한·중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 이후 2017년 3월부터 국내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등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신규 게임 진출은 원천적으로 막힌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진출은 사실상 사업자 입장에서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며 "시장이 열릴 때를 대비해 준비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오프라인으로도 확장 중이다. 사진은 중국 쑤저우 '크로스파이어 테마파크'에 마련된 상품들. 사진/스마일게이트
이 가운데 국내 게임은 북미·유럽 지역에서 선전하며 시장을 개척 중이다. 중화권 비중이 감소한 사이 북미와 유럽에서의 국내 게임 수출 비중은 각각 9.3%p와 2.7%p 증가했다. 2018년 국내 게임업계의 북미와 유럽 지역 수출 비중은 각각 15.9%와 6.5%였다. 국내 콘솔 시장도 지속해서 성장하며 2018년에 처음으로 글로벌 점유율 1%를 넘어섰다.
북미·유럽 시장은 콘솔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데, 최근 국내 게임업계도 관련 게임을 개발하며 시장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펍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테라' 등이 콘솔 버전으로 출시돼 시장을 이끌었고 펄어비스 '검은사막'이 북미·유럽 지역 이용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최근 업계는 콘솔·PC를 동시 지원하는 게임을 개발해 영향력을 확대한다.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펄어비스 '도깨비'·'플랜 8' 등 글로벌 출시를 위해 개발 중인 게임들이 멀티플랫폼을 지원할 방침이다.
게임백서는 "한국 개발사의 IP가 북미·유럽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며 "시네마틱 연출, 인터페이스 등이 콘솔 이용자 선호에 부합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관련 연구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신작 '도깨비'. PC·콘솔 모두를 지원할 예정이다. 사진/펄어비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