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신용도 추락으로 개인이 아프면 그들이 속한 사회도 아프게 된다. 한 개인의 금융 문제는 그 개인에서 그치지 않고 금융 시스템, 나아가 사회 전체에 전이되어 허약하고 병들게 만든다."
대한민국 가계부채 총액은 지난해 기준 1500조원을 넘어섰다. 서민들은 여전히 삶을 위협하는 금융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대출사기, 투자사기, 보이스피싱, 고금리 불법 사채…. 이 난국을 헤쳐가기 위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 해법은 무엇일까.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이 최근 저서 '머니테라피'를 냈다. 1979년 한국은행에서 근무를 시작해 여신전문검사실 국장, 금융감독원 선임국장 등을 거쳐 온 저자는 오늘날 정부의 금융 정책만 바로 세워도 ‘서민복지’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주장하는‘서민복지’는 정부가 직접 나서 사회 안전망을 확립하고 현금을 지원하는 ‘복지’와는 다르다. 다양한 금융수요와 수요에 따라 존재하는 금융기관들의 속성을 이해하고, 서민들의 원리금 상황을 위한 체력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종래의 양적 지원을 넘어 개개인의 재무 상황과 소비패턴에 맞는 맞춤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책에는 원치 않는 빚 상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부터 깡통전세, 역전세를 막고 내 전세금 지키는 방법, 합법적으로 고액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워크아웃과 회생, 대출의 허와 실 등의 금융 지식들이 소개된다. 언제든 위기에 놓일 수 있는 오늘날 20~30대 사회초년생, 자영업자, 전업주부, 퇴직자 등을 위한 제언이다.
저자는 단기적인 효과를 위해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정부 정책에도 날을 세운다. 이를 테면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는 ‘빈대(부동산) 잡으려다 초가삼간(국가경제) 태우는 격’이다. 국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대출 관리를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주택 담보 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 가운데 불과 40%기 때문이다. 그는 "단기 효과를 위한 정부정책은 혼선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차라리 시장원리에 맡기는 편이 미래를 위해 낫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금융감독원 사금융 피해 대책반장으로 불법사채와 보이스피싱 금융사기의 실체를 폭로하고 근절 대책을 세운 바 있다. 책 출간을 맡은 권선복 행복에너지 대표이사는 "책은 소득 양극화에 뒤처진 서민들을 끌어당겨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재규합하는 금융의 소명을 얘기한다"며 "가족의 소중한 돈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자는 2002년 '신용으로 부자 되는 알짜 노하우'(도서출판 무한), 2012년 '머니힐링'(도서출판 행복에너지)으로 인세 전액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한 바 있다. '머니테라피' 인세도 사회적협동조합 혜민서(대표 남궁 청완)에 기부할 예정이다.
머니테라피. 사진/행복에너지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