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고위공직자가 포함된 대규모 부패입니다. 구체적으로 정치권력을 중심으로 자본권력, 법조권력, 관료권력, 언론권력이 함께 저지르는 대규모 권력형 비리, 정경유착이 문제입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삶의 궤적은 대한민국 엘리트 부패의 전형일까.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엘리트 부패 청산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형법학자인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최근 저서 '정의의 미래 "공정"'을 냈다. 정의와 공정, 부패동맹의 해체, 적폐청산, 검찰개혁 등 오늘날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 조망한 책이다.
김 교수는 한국사회의 정의와 긴밀하게 관련된 문제로 엘리트 부패 카르텔 문제를 지적한다. 자본과 권력이 쉽게 결탁할 수 있는 사회 구조 안에서 고위공직자들은 관피아로 변모한다. 공직과 재벌, 법조 엘리트 사이 회전문 인사는 사법 농단, 검찰 비리로 이어진다. 여기에 언론과 지식인이 권력 일부를 차지함으로써 총체적 '엘리트 부패 카르텔'이 완성된다.
엘리트 카르텔 부패는 세계적으로 만연하지만 특히 한국에서 그 정도가 심각하다. "엘리트 부패 카르텔로 인해 시장은 왜곡되고 노동자와 서민의 부는 체계적, 조직적으로 기득권층으로 이전됩니다. 엘리트 부패 카르텔은 반칙과 특권을 이용해 국가와 사회를 분열시키고 불평등을 영속화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사회는 점점 개인주의, 생산의 과잉상태(초과잉)가 심화되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소셜미디어(SNS)를 손에 쥔 개인의 영향력은 커지고 개개인이 소비하는 재화와 정보는 곳곳에 넘쳐난다.
저자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듯 오늘날 우리는 이미 초과잉 생산 단계에 진입해 있다"며 "이 과정에선 생산 보다 필연적으로 분배에 관한 문제가 대두된다. 제대로 된 분배는 정의와 공정이 제도화될 때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자본과 권력 배분을 놓고 갈등은 높아지고 개인은 희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동체와 개인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높은 수준의 생활을 누리려면 정의와 공정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정의의 미래 "공정". 사진/준평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