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을 잡은 KCGI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거세게 비판했다. 자신들을 '외부 세력'으로 보는 시선이 잘못됐으며 그동안 경영 개선 의지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사모펀드 KCGI는 6일 '공동보유 합의에 대한 KCGI 입장'을 발표하고 조원태 회장이 주주인 자신들을 외부 세력으로 보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했다. KCGI는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공동보유 합의 이후 한진그룹 경영진은 뒤늦게 새로운 경영 개선 방안을 내고 주주들과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주들을 회사의 진정한 주인이 아닌 거추장스러운 외부 세력으로 보는 시각을 유지하는 경영진이 내는 방안에 진정성이나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KCGI는 한진칼의 조원태 대표이사 등에 대해 책임경영체제 마련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해 그룹이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한 회사의 대응방안을 듣고자 했다"면서 "(조 회장은) 'KCGI는 몇 만명의 주주 중 하나일뿐'이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주주의 목소리를 경시하는 태도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며, 심지어 최근에는 KCGI 등 다수의 주주들을 외부 세력이라고 지칭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말했다.
앞서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에게 힘을 싣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입장을 통해 KCGI, 반도건설과 같은 외부 세력과 손을 잡은 조 전 부사장이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KCGI가 자신을 외부 세력으로 칭한 조원태 회장 일가를 비판하는 내용의 입장을 6일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이번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연합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총수 일가의 가족 분쟁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KCGI는 "(한진칼 지분) 공동보유 합의는 기업 발전에 대한 비전과 능력도 없이 한진그룹을 특정 개인의 사유물과 같이 운영하는 기존 경영체제를 새로운 전문경영체제로 변화시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단순한 가족 간 분쟁으로 호도하는 일부의 왜곡된 시각이 안타깝다"며 "유능한 전문 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과 준법경영 체제가 확립되면 안정적인 경영환경 속에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와 자존감이 높아지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