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도 적자…LCC 지난해 실적 '올킬'

제주항공 영업손실 348억…LCC 1~3위 '적자'

입력 : 2020-02-11 오후 3:32:5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지난해 실적이 줄줄이 적자행진이다. LCC 1위 제주항공까지 연간 영업손실 348억원을 기록하며 LCC 1~3위가 모두 적자의 늪에 빠졌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 34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1조3761억원, 당기순손실은 362억원이다. 4분기 영업손실은 46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째 적자가 이어졌다.
 
2014년 이후 19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제주항공은 2018년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이른바 '성공 신화'를 쓴 항공사다. 최근에는 적자에 허덕이는 이스타항공 인수까지 추진하며 '거대 LCC'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까지 주요 노선에서 악재가 터지자 속수무책인 형국이다.
 
적자를 낸 LCC는 제주항공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선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성장 중인 티웨이항공도 별도 기준 연간 영업손실 206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의 2018년 연간 실적은 매출액 7319억원, 영업이익 469억원이었다. 2017년 영업이익은 471억원, 2016년은 128억원이다.
 
 
 
대내외 악재에 국토교통부로부터 경영 제재까지 받는 진에어도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491억원, 당기순손실 542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는 한때 제주항공과 LCC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만큼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2014~2017년 영업이익은 매년 전년의 2배 가까이 성장했는데, 2017년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결국 적자를 낸 것이다.
 
에어부산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다른 LCC들과 마찬가지로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의 사정도 상장사 4곳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LCC들은 매년 늘어나는 여객 수요 덕에 최근 5년간 외형을 키우고 노선도 늘리며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사정은 급격히 나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시스
 
여객 수가 계속 늘긴 했지만 공급이 더 많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이 가운데 신규 LCC 3곳이 지난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면서 출혈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까지 일어나며 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특히 일본은 LCC들의 주요 노선이 많아 타격이 컸다.
 
올해에도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며 여행 수요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그 인접국가 운항 취소와 환불 고객도 속출하면서 항공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월 둘째주 국적사 8곳의 중국 노선 운항 편수는 전년 대비 약 70% 급감했다.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홍콩과 마카오도 신종 코로나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며 LCC들 운항 선택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은 10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만난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퇴로가 없다"며 "어디를 갈까 둘러봐도 갈만한 데가 한 군데도 없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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