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편의점에서 라면 수요가 급증하며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제조사는 공급량을 확대하고 편의점 본사는 개별 가맹점에 대한 공급 수량을 제한하는 등 품귀 현상에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재기 현상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라면 제품. 사진/뉴시스
2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선 최근 일주일간 라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선 2월19일부터 일주일간 봉지라면 매출이 전주(2월12일~20일) 대비 20.2% 증가했다. BGF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CU'에서도 2월17일부터 23일까지 라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신장했다.
무엇보다 인기 라면 상품에 소비가 몰리면서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 발주 수량을 조절하는 실정이다. 전체 라면 시장의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농심'의 대표 제품들은 일제히 출고 수량이 제한됐다. 물량 부족에 대비한 조치다. GS25에선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각 제품의 봉지면 발주 수량이 모두 2묶음(5개들이*2개)으로 한정됐다. 이마트24에서도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4개 제품의 발주 수량이 한 점포당 1묶음(5개들이)으로 줄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 6묶음(5개들이)만 발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짜파게티 등 라면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 물량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농심 제품은 코로나19발 사재기 여파에다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에 따른 '짜파구리' 홍보 효과도 겹친 듯 보인다. 이에 최근 농심은 라면 출고량을 평시 대비 평균 30%가량 늘렸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마트 등의 채널에서도 주문량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오뚜기 역시 일 출고량을 평소 대비 30% 확대하는 등 다른 메이커도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향후 코로나19가 장기화돼 공포감이 확산할 경우 오랜 시간 비축할 수 있는 라면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 일부 지역 식료품점에선 사재기를 우려해 구매 수요를 한정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몇몇 점포에서는 1인당 물 또는 라면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곳도 등장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