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주주이익 제고에 나선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등은 지난해 배당성향이 전년도보다 올랐다. 기업의 이익 중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의 비중이 커진다는 의미다. 건설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확대를 위한 자율 지침) 도입 등 사회적으로 주주이익 제고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건설사의 이익이 줄어도 주주이익은 보장한다는 취지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전년도보다 올랐다. 삼성물산은 2018년 19.3%에서 지난해 31.5%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14.6%에서 16.2%로 올랐다. GS건설도 13.5%에서 17.8%로 상향됐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액의 비율(연결기준은 지배주주순이익 중 배당금액 비율)로, 기업이 주주에 이익을 얼마나 환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이중 삼성물산과 GS건설은 기업이익이 전년도보다 줄어드는데도 배당금총액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순이익은 지난 2018년 1조7128억원에서 지난해 1조479억원으로 약 38% 줄었지만 배당금총액은 3299억원으로 전년도와 유사했다.
GS건설도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배당금총액은 늘었다. 순이익은 지난 2018년 5821억원에서 지난해 4473억원으로 23.15% 줄었는데 배당금총액은 787억원에서 794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9년만에 배당금총액 규모를 키웠다. 2018년 557억원에서 668억원으로 늘렸다. 순이익이 커졌지만 순이익 증가율보다 큰 폭으로 배당총액이 늘었다.
이들 건설사의 배당성향 확대는 주주이익 제고 차원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주주 이익 확대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건설사들의 주요 주주가 국민연금이기 때문에 주주이익 확대 요구를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5대 건설사에 꼽히는 대림산업은 아직 배당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대림산업은 배당금총액을 지난 2017년도 회계기준 388억원에서 2018년 658억원으로 70% 가까이 늘린 바 있다. 이 기간 대림산업의 지배주주순이익은 4905억원에서 6464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391억원으로 소폭 줄어 배당금총액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지 관심이 모인다. 대림산업은 배당금 규모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아직 열리지 않아 이에 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배당금 지급 계획이 없다. 이익잉여금이 충분하지 않아 배당금을 지급할 상황이 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은 곳간을 더 쌓아야 할 시기”라며 “배당금 지급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국내 한 공사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