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조선업계 인도량이 3척으로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조업 재개 지연으로 중국 조선사는 상반기 인도 계획을 새로 세워야할 판이다. 뿐만 아니라 인도량이 줄면서 향후 매출 감소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10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인도량이 11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월 대비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인도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춘절 연휴가 늘어나면서 중국 조선소 납기지연이 심각한 상태로 번졌다. 중국은 지난 한달간 단 3척(6만CGT)을 인도하는데 그쳤다. 한국은 41만CGT(10척), 일본은 50만CGT(28척)를 인도했다.
중국 인도량은 전달보다 96%나 하락했고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83% 줄어들었다. 중국의 인도량이 10만CGT 이하로 떨어진 것은 17년만이다. 2004년 10월 9만8000CGT(6척)를 기록한 후 17년만에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조선업계 인도량이 3척으로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양자강조선소 전경. 사진/양자강조선 홈페이지 갈무리
통상적으로 선박 인도량은 연초에 늘어난다. 선주는 선령을 1년이라도 낮추려고 하기 때문에 연말보다는 해를 넘겨 연초에 인수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국 인도량은 크게 뒷걸음친 모습이다.
물론 국내 조선업계도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선주에게 불가항력(Force Majeure)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조선사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납기를 맞추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한 면책조항이다.
삼성중공업은 중국 영파법인과 영성법인에서 선박 블록을 제작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블록 제작이 늦어지자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회사는 선박 건조는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정상납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불가항력 선언은 혹시 모를 피해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블록 공장 조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국내 조선소의 선박 인도가 지연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블록을 들여오지 못할 경우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블록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우리와 달리 중국 조선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가 표면화한 상태다. 외신 중국선박왕에 따르면 양자강조선은 상반기에 선박 14척을 인도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정상 납기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장송페이 양자강조선 부사장은 "신조선 14척의 필수 선박 사양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선주 감독관이 현장에 원활하게 복귀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또 "선박 인도가 지연되면 건조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예정대로 상반기에 건조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조선업계의 인도량이 뚝 떨어지면서 향후 실적 감소도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는 건조 작업 자체를 전혀하지 않았기 때문에 납기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인도량 감소로 향후에는 실적, 수출, 매출 등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