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타다가 빠르게 베이직 서비스를 정리하고 있다. 서비스 공식 종료 일자를 공개했고, 인력도 줄었으며, 예정되어있던 법인 분할도 철회했다.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가 사퇴하기까지 했다.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통과된 지 불과 일주일만의 일이다. 일각에서는 타다가 사업 전반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 후 타다의 행보
타다는 지난 6일 여객법 개정안 통과 직후부터 렌터카 기반의 베이직 서비스를 접을 준비를 하나둘 시작했다. 지난 8일, 교통 약자를 위해 운행하던 '타다 어시스트'를 즉각 종료했다. 9일에는 신규채용 합격자에 합격 취소를 통보하고, 협력사에 타다 베이직 운행을 20% 감축할 것을 지시했다. 법안 공포 후 1개월 내가 될 것이라던 베이직 서비스 잠정 중단 일자는 오는 4월11일로 정해졌다. 마지막 희망이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희박해지자 타다는 법이 공포되기도 전에 서비스 중단 일자를 발표했다. 지난 12일에는 파견 계약직 20명 중 30%인 6명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했다.
13일에는 이재웅 쏘카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여객법 개정안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다. 이재웅 대표는 "어찌 되었든 저는 졌다. 저의 사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제가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차기 대표에는 타다를 운영하던 박재욱 VCNC 대표가 선임됐다.
오는 4월로 예정됐던 쏘카와 타다 법인 분할도 철회됐다. 타다가 개별 기업이 된다고 하더라도 계획대로 사업을 운영할 수 없어 투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인 분할과 동시에 시행될 예정이던 '타다 파트너스 케어'도 무산됐다. 파트너스 케어는 타다 드라이버를 위한 4대 보험이라 불린 상생 정책이다.
베이직을 제외한 타다 프리미엄·타다 프라이빗·타다 에어 등 서비스는 유지된다. 하지만 여객법 개정안 제정 후 타다는 기아 K7 차량으로 운영하는 준고급 택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 기사에게 제공하던 500만원 규모의 차량 구입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타다 플랫폼 수수료 3개월 면제는 유지한다. 최근 한 택시 법인이 채용 포털 사이트에 타다 프리미엄 기사 모집 공고를 냈지만, 타다 프리미엄 진입에 따른 커다란 이점이 사라졌기 때문에 기사가 얼마나 모일지는 미지수다. 타다는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90대의 프리미엄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다 측이 라이드 셰어링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적자가 나는 사업을 끌고 갈 이유가 없어, 쏘카가 타다를 흡수하면서 서서히 라이드 셰어링 사업을 줄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재욱 대표가 타다가 안 되면 쏘카를 하면 된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타다 측은 "아직까지 관련된 계획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타다 관계자는 "지금까지 함께 한 드라이버분들과 새로운 사업을 해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베이직 서비스도 잠정 중단이라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