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을 추진 중인 한국조선해양이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을 사내이사로 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조선해양은 가 사내이사가 현대중공업그룹을 중장기적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현재 최대 현안인 기업결합 심사는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조선해양이 24일 서울 현대빌딩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자회사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거느리고 있다. 향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치게 되면 조선 부문 4개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 사진/현대중공업
가 이사는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최측근이다. 그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멘토로도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인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2년 현대중공업 입사, 2011년 현대중공업 런던지사장, 서울사무소장 등을 거치고 2014년 선박영업본부장을 맡을 정도로 선박 영업에는 잔뼈가 굵다.
무엇보다도 가 사내이사는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현안인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논의 초기단계때 가 사내이사를 팀장으로 한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가 이사는 재무, 영업, 생산성, 인사 등 전분야에 걸쳐 인수 효과를 분석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이 가 사장을 사내이사 선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중국, 일본, EU,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총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 신청을 냈다. 현재까지는 카자흐스탄만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EU와 싱가포르, 일본 등은 대우조선 기업결합에 대한 심층심사를 돌입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는 모습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심사 최종 시안을 당초 5월에서 7월9일로 연기했다. 일본은 최근 한일 관계 악화와 맞물리면서 최대 변수로 부상한 상태다. 그러자 한국조선해양이 가 사내이사를 세워 기업결합을 하루빨리 마무리 지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조선해양 제46기 주주총회에서 조영철 의장(부사장)이 의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이날 주주총회에서 조영철 의장은 "가삼현 사내이사는 198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후 조선 영업 분야에서 근무해 젊은 시절 런던지사장으로 영업능력을 인정받았다"며 "그룹선박영업본부 대표로 경영정상화에 기여했고 지난해는 현대중공업 대표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대우조선 인수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중장기적 발전을 이뤄 나갈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사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조 의장은 "기업결합심사는 각 국에서 진행중이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올해 세계 조선그룹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는 한해로 만들겠다. 이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중요한 증표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각사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