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해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17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 운용에따라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난 영향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꼭 갚아야할 국가채무(D1)도 700조를 넘어섰다.
7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지출 등 발생시점을 기준으로 한 재무제표상 부채규모는 1743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0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국·공채 발행으로 확정부채는 51조2000억원 늘었다.
전체 국가부채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 연금충당부채는 944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조3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김선길 기재부 회계결산과장은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 사전 브리핑에서 "연금충당부채는 임금·물가상승률의 장기전망치를 적용해 미래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데,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부터 2020년 장기재정전망의 임금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반영해 부채를 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물가상승률 전망과 실적 간의 괴리나 저성장·저물가 기조 등을 감안해 연금충당부채 규모를 현실화했다는 설명이다.
연금충당부채 외에 주택도시기금 청약저축은 4조원 늘면서 전체 발생주의 부채는 총 9조원 늘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실제 갚아야 할 빚인 국가채무는 728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8조3000억원 늘었다. 국가채무를 통계청이 지난해 3월 공표한 장래 인구추계에 따라 올해 예상인구(5178만)로 나누면 1인당 1407만원을 갚아야 하는 셈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8.1%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2.1%포인트 늘었다.
세입과 세출에 기반한 국가 재정상태는 다소 악화됐다. 지난해 총세입은 17조 늘어난 402조를 기록한데 비해 총세출은 32조8000억원 늘며 39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결산상 잉여금은 4조7000억원, 차년도 이월액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2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통합재정수지는 12조원 적자(GDP 대비 -0.6%)를 기록해 전년대비 43조2000억원 줄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8조8000억원 적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17조6000억원 적자 이후 가장 큰 적자폭이다.
관리재정수지는 54조4000억원 적자로 전년보다 적자 폭은 43조8000억원 늘었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사회 보장성 기금을 뺀 수치로, 정부의 실제 재정상태를 반영한다.
강승준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이 지난 6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2019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 사전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강승준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기업실적 부진 등에 따른 총수입 증가세 정체와 확장재정과 적극적인 재정 운용에 따라 재정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적극 재정집행에 따른 지난해 불용률은 1.9%로 지난 2006년 1.6%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를 달성했다.
세계잉여금의 지방교부세 정산, 세입감소도 영향도 컸다. 지난 2018년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10조7000억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금으로 10조5000억원이 정산됐다. 기업실적 부진에 따라 법인세 감소, 유류세 한시 인하 등에 따른 국세수입도 1조3000억원 줄었다.
강 국장은 재정건정성 악화 우려에 대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과 함께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을 병행해 우리나라 정부부채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3분의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제상황 극복을 위한 재정역할이 강화되면서 건전성 지표가 다소 악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