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수수료 체계 개편 전면 백지화…"협의체 만들어 정책 논의하겠다"

정률제 기반의 오픈서비스 철회…"혼란과 부담을 끼쳐 죄송하다"

입력 : 2020-04-10 오후 4:20:29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배달의민족이 논란이 됐던 요금 체계 개편을 전면 백지화한다.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오픈서비스 중심의 요금 체계로 바꾼 지 열흘만의 일이다. 배달의민족 측은 빠른 시일 내로 이전 요금 체계로 돌아갈 것이며, 주요 정책 변화를 논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 중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는 10일 "외식업주님들의 고충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하고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분들께 혼란과 부담을 끼쳐드렸다"며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간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의장과 김 대표는 "요금제 개편 이후 외식업주님들을 비롯해서 관계기관, 그리고 각계에서 많은 조언과 충고를 주셨는데, 한결같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좋겠다' 말씀했다"며 "더구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없는 요금제 개편은 안 된다는 말씀도 주셨다"고 했다.
 
배달의민족은 앞으로 주요 정책 변경시 입점 업주들과 소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 의장과 김 대표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아한형제들은 저희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의 변화는 입점 업주님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여 결정하겠다. 이를 위해 업주님들과 소통 기구인 협의체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단기간이지만 오픈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시던 분들도 있어서 법적인 문제를 검토하는 등 해결할 것이 많아 원래 체계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 요금 체계를 정액제인 '울트라콜'에서 정률제인 '오픈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외식업 자영업자들은 오픈서비스를 이용하면 주문 건당 5.8%의 수수료를 내야 해 매출이 오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진다며 대거 반발에 나섰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울트라콜 서비스의 문제인 일명 '깃발꽂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월 8만8000원의 울트라콜을 자금력 있는 식당 몇 군데서 여러 개씩 사들이며 애플리케이션 화면에 반복 노출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측은 깃발꽂기를 많이 하는 업체 때문에 영세사업자나 신규 사업자가 애플리케이션 화면에 노출되지 못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논란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달의민족의 요금 체계 개편이 독점기업의 횡포라고 지적하고 공공 배달앱을 발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증폭됐다. 이에 배달의민족 측은 4월 오픈서비스 수수료 절반을 돌려드리겠다고 발표했으나, 이 경기도지사는 "개편된 요금체계는 유지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요금 체계 개편 열흘 만에 오픈서비스를 철회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기업 로고. 사진/우아한형제들
 
아래는 김 의장과 김 대표의 사과문 전문.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요금체계 변경을 백지화하겠습니다 
 
외식업주님 여러분, 그리고 저희 배달의민족을 이용해주시는 이용자 여러분.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 김범준 대표입니다.
 
저희는 외식업주님들의 고충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하고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분들께 혼란과 부담을 끼쳐드리고 말았습니다.
 
상심하고 실망하신 외식업주님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요금제 개편 이후 외식업주님들을 비롯해서 관계기관, 그리고 각계에서 많은 조언과 충고를 주셨습니다. 한결같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더구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없는 요금제 개편은 안된다는 말씀도 주셨습니다.
 
각계의 충고와 업주님들의 질타를 깊이 반성하는 심정으로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이에 저희는 4월 1일 도입한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기술적 역량을 총 동원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습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아한형제들은 저희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앞으로 주요 정책의 변화는 입점 업주님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여 결정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업주님들과 소통 기구인 협의체 마련에 나서겠습니다. 정부의 관계부처, 각계 전문가들과도 머리를 맞대겠습니다.
 
저희는 외식업주님들과 배달의민족은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앱을 통해 식당에 주문이 더 늘어나고, 라이더 분들은 안정적인 소득을 누리시고, 이용자분들께서는 좋은 음식을 원하는 곳에서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모든 분들께 응원 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번 불편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 김범준 대표-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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