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조선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닫았던 조선소 문을 다시 열면서 일감 확보에 혈안이다. 중국은 올해 발주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얼마 없는 물량이라도 긁어 모으기 위해 선가 후려치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국내 조선업계는 속수무책으로 수주 경쟁에 밀리고 있다.
15일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계가 선가를 20% 낮춰 수주하고 있다. 트레이드윈즈는 "중국 조선소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6개월 전 대비 20% 할인된 선가를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조선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닫았던 조선소 문을 다시 열면서 일감 확보에 혈안이다. 중국 대련 조선소 모습. 사진/대련조선소 홈페이지
중국이 선가를 대폭 낮춰 공격적으로 수주에 뛰어드는 이유는 올해 발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발주량은 233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71% 하락했다.
특히 중국이 주력으로 건조하는 벌크선 발주량도 7만CGT(2척)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 34만CGT(10척)에서 무려 79%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춘절 연휴가 연장되면서 장기간 조선소 문을 닫았다. 선박이 일정대로 건조되지 못했고 납기 지연 문제가 늘어나면서 너도나도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실제로 중국의 2월 인도량은 3척으로 전월 대비 9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제대로된 수주영업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같은달 수주량이 한척(8000CGT)에 그치면서 중국의 수주난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중국이 일감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저가 공세에 뛰어든 것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는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선주들의 신뢰도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며 "중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선가를 확 낮춰 선주들이 원하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 뿐이다. 최소 10%는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저가수주로 나중에 데미지가 올 수 있지만 조선소 입장에서 당장 일감이 없어 폐업 기로에 서 있다면 손실이 얼마든 수주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속수무책이다. 중국은 3월 발주량 72만CGT(21척) 중 65만CGT(17척)을 쓸어담았다.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한국은 3만CGT 수주했다.
중국은 대부분 자국에서 나온 발주 물량을 수주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면 한국은 중국과 경쟁하기 쉽지 않다. 앞으로 나오는 물량도 중국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 가이드라인이 있어 선가를 무조건 낮출 수 없으니 경쟁에서 계속 밀리는 것"이라며 "중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주를 하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