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핫펠트(원더걸스 출신 예은), 그룹 갓세븐이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공통 분모는 두 앨범 모두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조, 짜임새의 유기성에 주력했다는 점. 각 수록곡들은 조각 이야기를 모아둔 '소설 책'처럼 한 방향을 향해 간다. 치밀하게 연결돼 있다.
13일 핫펠트의 소속사 아메바컬쳐에 따르면 핫펠트는 오는 23일 정규 1집 ‘1719’을 낸다. 자전적 이야기를 콘셉트로 내세운 앨범은 '스토리'에 주력한다. 가족, 사랑, 이별 등 그동안 구체적으로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2017~2019년 실제 예은이 겪었던 일들을 토대로 한 곡들이다. 소속사는 "인간 박예은으로 겪었던 ‘잠겨있던 시간들’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스토리를 내세운 음악답게 실제 책 출간도 한다. 앨범과 동명의 스토리북 부제는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다. 각 챕터와 앨범 트랙은 매칭을 이루며, 이야기에 어울리는 일러스트와 아티스트의 손글씨, 낙서 등이 삽입된다. 앨범명 ‘1719’에 맞춰 1719권을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실제로 예약 판매 직후 책은 17일 기준 인터파크 ‘시-에세이’ 분야 1위를 기록하며 화제다.
핫펠트 스토리북. 사진/아메바컬쳐
노영열 아베마컬쳐 이사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핫펠트는 '자기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해온 아티스트"라며 "스토리북이 앨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가 되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일 발표될 그룹 갓세븐의 새 앨범 'DYE' 역시 이야기의 구조에 주력했다. 상대에 빠져드는 순간에서 시작하는(곡 'AURA') 앨범은 한 권의 단편소설 모음집에 가깝다. 각 곡들은 기승전결식 흐름으로 하나의 주제, 사랑을 이야기한다. JYP 홍보팀 관계자는 "고전소설 같은 콘셉트의 티저 이미지, 각 트랙의 유기적 서사 등의 요소를 도입해 한 앨범이 연결된 듯한 느낌을 주고자 한 목적이 컸다"고 설명했다.
고전소설 콘셉트를 차용한 갓세븐 티저 이미지.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최근 대중음악계에선 이처럼 소설적 구성을 직간접적으로 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야기의 구조, 짜임새를 탄탄하게 만들어 아티스트 주체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예 직접 나서서 곡에 관한 글을 풀어버리는 아티스트도 있다.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팝 음반에 노미네이트된 싱어송라이터 카코포니는 최근 직접 브런치 계정을 만들었다. '카코포니는 어떻게 음악을 만들까'란 계정에 곡들을 만들게 된 계기, 정황, 이야기 등을 풀어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악뮤(AKMU, 악동뮤지션) 이찬혁 역시 앨범 '항해' 발표 당시 동명의 소설을 출간했다. 당시 이찬혁이 지닌 삶의 가치관과 예술에 대한 관점을 녹여낸 소설을 그대로 음악과 조우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